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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이슈 총선 이모저모

“총선원팀이었는데 이럴줄 몰랐네”…한동훈, 집중 견제에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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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수도권·청년 공략 나선 한동훈
전대 3주 앞두고 ‘총선 책임론’ 부상
영남 민심이 변수…지자체도 비판론


매일경제

국민의힘 한동훈(오른쪽부터),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당 대표 후보가 2일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를 앞두고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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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대표 자리를 놓고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후보를 두고 여권 안팎에서 날 선 비판이 연일 쏟아지는 모습이다. 총선에 등판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장들까지 나서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7·23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의 정견을 듣는 비전 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당 대표에 도전하는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후보 등이 참석해 각각 5분간 연설을 진행했다.

이날 나 후보와 원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이목을 끌었다. 먼저 자신을 22년 붙박이 당원, 5선 수도권 생존 정치인으로 소개한 나 후보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당대표도, 대통령에게 빚을 갚아야 하는 당대표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과 현안에 있어 이견을 보이는 한 후보, 친윤을 표방하는 원 후보를 동시에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는 “당대표는 학습과 경험의 자리가 아니다. 막연한 기대, 고통스러운 시험, 실망은 이제 그만하자”며 “분열은 필패”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의 경우 “우리는 대통령이 있기 때문에 여당”이라며 대통령실과의 연대 의지를 더 내비쳤다. 그는 “당과 대통령이 싸우면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 당은 깨지고 정권은 잃는다”며 “저는 신뢰에 기반한 생산적인 당정 관계로 레드팀 ‘쓴소리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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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TV에 출연하고자 사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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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를 향한 두 경쟁 후보의 날 선 비판은 영남권 민심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수·청(중도, 수도권, 청년층)에서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감지된다고는 하나, 당의 핵심 지지층은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지역에 포진해있다는 데서다.

실제로 나 후보는 전날 오후부터 부산을 방문, 중·영도 당원 간담회를 시작으로 해운대을·진을·사하갑·사상·강서 등에서 당원 간담회를 진행했다. 나 후보는 앞서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26일에도 부산을 찾은 바 있고, 대구 역시 두 차례 방문했다.

원 후보의 경우 지난주 영남권 순회를 마쳤고, 최근 충청권 당심 잡기에 매진하고 있다. 원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인요한 의원도 전날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원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영남을 믿는다”고 말하는 등 힘을 보탰다.

특히 인 의원은 지난 1월 한 후보를 두고 “10살 이상 어리지만 존경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전날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는 “지난 총선 때 좀 혼자 이렇게 결정하면서 가는 면이 있었다. 소통이 좀 부족했다”고 공격했다. 총선 당시 ‘원팀’이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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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일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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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에서도 한 후보를 겨낭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전날 충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후보는) 총선 참패를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장우 대전시장 역시 같은 날 “(한 후보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일부 가지고 있다”고 짚었다.

지자체장 중 한 후보를 향해 가장 날 선 의견을 낸 건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홍 시장은 한 후보를 두고 ‘애’라고 여러 차례 표현하며 “정치적 미성숙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홍 시장은 한 후보의 회동 요청도 두 차례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분위기지만, 여권에서는 ‘민심’과 ‘당심’은 다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당내에 총선 참패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치러지는 전당대회이기에 한 후보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 연일 거세다는 분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홍 시장은 미래통합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서도 당선될 만큼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사람 아닌가”라며 “지지율 등과는 별개로 그런 중진, 당의 주요 인사들이 한 후보를 향해 내는 목소리가 당원들에게 행사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 후보에 대한 견제는 그의 지지도가 올라갈수록 덩달아 심해질 것”이라며 “다만 후보들끼리 ‘갈라치기’가 너무 심화하는 건 전당대회 후 당을 수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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