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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괌 찾아보던 아내가 일본여행 가자네요”…엔화값, 37년만에 최저치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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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외환시장서 한때 달러당 161.72엔 급락
엔화값 1986년 12월 이후 37년 만의 최저치
미·일 금리차 지속시 달러당 170엔까지 하락


매일경제

지난 28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중개기관 딜링룸에 있는 시세 디스플레이에 엔화값이 1986년 이후 최저 수준인 달러당 171.075엔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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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3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금융 시장에선 일본 정책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선 달러당 엔화값이 한때 161.72엔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1986년 12월 이후 37년 6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유로당 엔화값도 173.68엔까지 올라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달러당 엔화값은 161.45~161.55엔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올해 일본 엔화가 계속해서 달러, 유로 등 다른 선진국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재가속화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높아진 점이 미일간 금리차 확대 요인이 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치러진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시장이 우려했던 것 보다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압도적 승리까진 달성하지 못하면서 유로화 약세에 대한 예상도 후퇴한 점이 엔화 약세 흐름을 강화했다.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128%포인트 급등한 4.471%를 기록했다. 반면 2일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1.06%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도 엔화 약세의 한 원인이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달 발표했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연율 성장률을 전년대비 -1.8%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12% 하락하면서 연초 달러당 141~143엔대에서 머물던 엔화값이 달러당 161선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책당국의 개입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앞서 일본은행의 시장 개입 실무 담당자인 간다 마사토 재무관 발언을 인용하며 “최근 달러당 엔화값이 당국이 지적한 ‘과도한 변동’의 정의를 일부 충족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간다 재무관은 지난해 10월 “연초 이후 달러당 엔화값이 20엔 이상 차이가 나는 것도 (과도한 변동의) 한 요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나세 준야 JP모건 수석환율전략가도 “정부의 개입 판단은 그때마다 시장 상황을 근거로 이뤄진다”며 “정부가 가격폭을 중시한다면 언제든 개입이 이뤄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 전했다.

그러나 엔화 약세를 촉발시킨 근본 원인인 미국과 일본 양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이상 엔화 약세 흐름을 일본 당국의 개입만으론 되돌리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연준은 22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5.25~5.5%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0~0.1% 기준금리를 고수하고 있다.

신지 쿠니베 미쓰이스미토모 DS 자산운용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고 있어 현재로선 일본 당국의 발언이 시장 참가자들로 하여금 방향을 바꾸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며 “일본 당국의 개입으로 달러당 150엔까지 강세를 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엔화 가치는 170엔까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뱅가드그룹도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일본 채권 금리를 높이는 데 실패할 경우 달러당 엔화값이 170엔까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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