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정의선 조현준 차례로 만나고
삼성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

방한 중인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베트남 관보 VGP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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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은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잇따라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베트남 권력 순위 3위인 찐 총리는 국내 기업에 투자를 요청하며 각종 지원을 약속했다.

2일 재계와 베트남 관보 등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오전 찐 총리와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은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투자(FDI) 기업이자 최대 수출기업으로 항상 베트남과 동행하겠다"며 "삼성은 디스플레이 분야도 투자할 예정인데, 향후 3년 후에는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베트남 정부의 투자 정책 지원에 감사를 표하고 2022년 12월 베트남 하노이의 삼성 연구개발(R&D)센터 준공식에 찐 총리가 참석해준 것을 언급하며 국내 삼성 반도체 시설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찐 총리는 3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도 둘러볼 예정이다.

찐 총리는 전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따로 만나 베트남 투자 계획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찐 총리는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의 베트남 내 투자와 경영 활동을 높이 평가하며 투자 확대와 인재 육성 지원을 요청했고 정 회장은 베트남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베트남 자동차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선두 업체로 2022년 현대차의 베트남 생산 합작법인 HTMV2 공장을 준공했다.

같은 날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도 찐 총리를 만나 양국 미래 사업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면담에서는 바이오 부탄다이올(BDO), 탄소섬유 등 베트남에 투자 중인 사업과 물류 센터 및 데이터 센터, 신재생 에너지를 비롯한 전력망과 금융기술(핀테크) 등 미래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베트남 투자 확대"에 찐 총리 "전력 공급 시행령 준비" 화답

조현준(왼쪽) 효성그룹 회장이 1일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를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효성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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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총리 공관에서 열린 만찬에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이동철 하나마이크론 대표 등이 참석해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에서는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함께했다.

3일에는 LG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 임원진과의 회동도 예정돼 있는데 베트남 현지 생산 시설의 증설 투자 계획과 베트남 정부의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2012년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하이퐁 생산 법인을 시작으로 2013년 LG전자가 하이퐁시에 15억 달러(약 2조 원)를 투자하는 등 생산 시설을 운영 중이다.

찐 총리는 "베트남은 투자 환경의 안정성, 경쟁력 및 매력을 보장하기 위해 투자자 지원 기금의 설립, 관리 및 사용에 관한 시행령을 마련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를 요청했다. 그는 "베트남 정부는 투자자를 위한 전력 공급에 유리한 여건을 제공할 목적으로 직접전력구매계약메커니즘(DPPA)에 관한 시행령도 곧 발행할 예정"라고 덧붙였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