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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서울 도심서 길 걷다 9명이 숨졌다…"車 역주행 후 인도로 돌진"[박지환의 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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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지환의 뉴스톡
방송 : CBS 라디오 '박지환의 뉴스톡'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박지환 앵커
■ 패널 : 박희영 기자


[앵커]
어젯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역주행 차량이 인도를 덮치는 사고로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버스기사이기도 한 가해자는 급발진이라고 주장하지만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 기자와 만나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박희영 기자.

[기자]
네.

[앵커]
우선 확보한 CCTV를 보면서 사고 경위를 간략히 짚어볼까요?



[기자]
네, 어젯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60대 남성이 몰던 검은색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했는데요. 당시 사고 상황이 바로 앞 가게 CCTV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오후 9시 26분쯤 인도로 돌진한 차량이 분리대를 파괴하고 지나가면서 시민들을 그대로 덮쳤습니다.

늦은 퇴근 시간대, 인도를 걷거나 대화를 나누던 시민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차량에 피할 겨를도 없이 변을 당했습니다.

이 사고로 시민 9명이 사망했고, 중상자 1명과 경상자 3명 등 총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사고 현장 건너편에 있던 20대 목격자입니다.

노컷뉴스

2일 오전 전날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인도에 사고 여파로 파편이 흩어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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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인서트]
"한 번 부딪히고 튕긴 차량이 저희 쪽으로 왔다…
차량 굉음이 들렸고, (차가 갑자기 달려오니) 혼비백산해서 도망쳤다"

[기자]
사고 직후 현장에는 참혹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충격을 더했습니다.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분리대가 설치돼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막지 못했습니다. 분리대 5~6개가 뽑히거나 휘어 파손됐고, 일부 뽑힌 분리대는 인접 가게로 튀어 유리창을 깨기도 했습니다.

[앵커]
분리대를 파괴할 정도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달렸는지 가늠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사고 차량은 도로를 역주행하면서 사고를 낸 것 아닙니까?

[기자]
가해 차량은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뒤 소공로 인근 일방통행로를 약 200여m 가량 역주행하다가 인도로 돌진했습니다.

시민들을 덮친 가해 차량은 도로에 있던 차량 두 대를 들이받고 덕수궁 대한문 방면인 시청역 12번 출구 방향까지 튕겨 나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경찰이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죠?

노컷뉴스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사고현장에 파손된 오토바이와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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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오늘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가해 차량을 운전한 60대 남성 차모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운전자 차씨는 사고 직후 차량 급발진을 사고 원인으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입니다. 조수석에 동석했던 부인도 같은 주장을 펴고 있고요.

차씨는 경기도 소재 한 버스회사에서 무사고 운전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점에 비춰 미숙한 운전자로 보기는 어려운 정황도 있습니다.

노컷뉴스

빠른 속도로 역주행하며 전방에 정차된 차량을 가까스로 피하는 모습. 박인 기자



저희 취재진이 오늘 입수한 사고 당시 CCTV를 하나 더 보시면, 역주행하는 검은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회피운전을 하는 듯한 모습이 찍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급발진은 차량의 전자장치 이상으로 충돌하지 않는 이상 설 수 없는데, CCTV 영상을 보면 차량이 정지했다"면서 운전자의 부주의나 실수, 미숙 쪽으로 원인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급발진이 인정됐던 경우는 한 건도 없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감식,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등을 의뢰해 사고 전후로 차량 급발진 여부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통상 1~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컷뉴스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사고현장에서 중구 관계자들이 청소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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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느닷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유족들은 황망하기만 할 텐데요. 어떤 모습인지도 전해주시죠. .

[기자]
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사망자들의 빈소가 마련됐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빈소에서 만난 서울 시청 직원 김모씨의 큰형입니다.

[유가족 인서트]
"얘는 엄마 아버지 기일에는 빠짐없이 왔어요. 명절 한 번도 안 빠지고 왔어요. 이번에 (서울시청) 시설 팀장으로 가고 나서는 한 번도 못 왔어요. 매일 밤 늦게 퇴근하고 이러니까… 그래서 못 간다고 4월달에 통화를 하니까 "형님 못 내려갑니다" 이러더라고. 내일 모레 또 어머니 제사에 혹시 어머니 제사에 올 수 있나 싶어서 가 전화를 했는데 안 받더라고요. 바빠서 못 받았겠죠."

[기자]
사망한 김씨는 사고 당일에도 저녁 늦게까지 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희생자 9명은 모두 남성으로 시청 직원 2명, 은행 직원 4명, 병원 직원 3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숨진 9명 가운데 4명은 같은 은행 동료로, 사고 당일 동료의 승진과 인사 발령을 기념해 퇴근 후 회식한 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이번 사고 수습을 위해 정부도 나섰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보고를 받은 직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피해자 구조 및 치료에 총력을 다할 것"을 긴급 지시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현장상황관리관을 사고 현장에 보내 사고 수습을 지원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사고 발생 사실을 보고 받고 곧바로 현장에 나와 상황을 지휘했습니다.

오 시장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안인 만큼 경찰과 소방 등 관계당국과 협조해 서울시가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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