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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아빠 나이 희생자, 가슴 미어져” 시민들 추모 이어져 [시청역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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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국화 꽃다발·피로회복제 놓고 가기도

역주행 후 인도를 덮친 차량으로 9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인 2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사고 현장에는 종일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현장 근처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가드레일에는 자신을 ‘근방 학교 다니는 학생’이라고 밝힌 시민의 편지가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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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지난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7번출구 인근 사고 현장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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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생은 “어쩌면 퇴근 후 밥 한끼 먹고 돌아가고 있던 그 길에서 유명을 달리한 9명의 명복을 빈다”며 “아빠와 비슷한 나이의 분들이 차마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그곳에서는 여기서 못 누렸던 부귀영화들을 마음껏 누리고 사시길 바라며 유가족분들께도 평화와 안정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민이 붙인 “고인들의 꿈이 저승에서 이뤄지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추모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몇몇 시민은 고인들을 기리는 국화 꽃다발을 놓고 가기도 했다. 근처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는 한 시민은 “비가 많이 오지만 사망자가 많다 들어서 추모하려 들렀다”며 “자주 오가는 곳이라 어젯밤에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희생자 9명 모두가 직장인임을 의식한 듯, 박카스와 비타500 같은 피로회복제를 두고 가는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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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교통사고 현장 부근에 한 시민이 붙여 놓은 편지. 이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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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은 전날 밤의 흔적이 여전히 역력했다. 일부 구간에는 충격으로 뽑힌 철제 가드레일 대신 임시 펜스가 세워져 있었다. 가해 차량이 직접 돌진한 일부 상점은 사고의 여파로 문을 닫은 상태였다. 깨진 유리창을 보수하는 매장도 보였다.

현장 인근 상인들은 간밤의 사고 흔적들을 치우느라 분주했다. 한 상인은 빗물과 섞인 잔해물을 연신 빗자루로 쓸어내면서 “사고 10분 전에 현장에 있다가 떠났는데, 뒤늦게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백준무·이정한·윤솔·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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