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온 유족이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힘없이 주저앉습니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하라며 한참을 바닥에서 울부짖다 주위의 부축을 받고서야 겨우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한밤중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 역주행으로 숨진 9명 가운데 6명의 시신이 안치된 영등포병원에는 온종일 유족들의 황망한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희생자 외삼촌 : 연락받고 일단 장례식장으로 온 겁니다. 아유 착하디 착한…]

[희생자 유족 : 착하고 성실하고 그래요. (아들 같이 키운 조카지.)]

희생자 가운데 4명은 시중 은행 동료들이었습니다.

승진 등 인사 발령을 기념해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난 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서울시청 공무원 2명도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 김인병 청사운영팀장은 중학생 시절 뺑소니 사고로 얻은 장애로 몸이 불편한데도 9급 세무 공무원에 합격해 5급 사무관까지 오른 가족의 자랑이었습니다.

김 팀장은 자신의 팀이 '우수팀'으로 선정돼 상을 받은 날 참변을 당했습니다.

사고 당시에도 직원들과 저녁을 먹고 야근을 하러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김윤병 / 고 김인병 사무관 큰형 : 낮에는 아르바이트하고 밤에는 공부하고 해서 어느 날 보니까 이제 서울시 세무직 시험을 쳤더라고요. 맨날 11시 이렇게 넘어서 퇴근하고 전화하면 형님 바쁘다고 이러고 이래서 뭐가 그리 바쁘냐 이러니까 서울 시내 시위가 너무 많아서…]

유족들은 어느 날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사고로 떠나보낸 가족들 생각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 | 박진우 이근혁 신홍
영상편집 | 이수연
자막뉴스 | 송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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