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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3년 만에 최대폭으로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대출 확대가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조정하며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과 변동형 금리를 0.13%포인트 인상했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3.00~4.40%에서 3.13~4.53%로 오른다. 변동형(신규 코픽스 기준) 금리는 연 3.67~5.07%에서 3.80~5.20%로 인상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적정 성장을 위한 속도 조절 차원에서 금리를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감면금리 폭을 1일부터 최대 0.20%포인트 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감면금리 폭을 축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대출금리를 올렸다는 의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지난달 28일 연 3.183~3.583%였으나 이날 기준 연 3.337~3.737%로 나타났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은 시장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근 은행권 주담대 최저금리는 연 2%대까지 내려왔다.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은 커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5723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3415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가장 크다.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16조1629억원 불어났다. 특히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52조1526억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22조원 넘게 늘었다.

가계부채가 급증세를 보이면서 금융당국은 은행권을 향해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시장의 기대감이 금리인하, 주택가격 회복 등 한쪽으로 쏠려있는 상황에서 예상과 다른 조그만 이벤트에도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이에 은행권의 대출금리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올해 목표치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결국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초 5대 금융지주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수준에서 관리할 계획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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