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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채상병 특검법' 본회의 상정, 與 필리버스터 돌입…대정부질문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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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머니투데이

우원식 국회의장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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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결국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이 법안 처리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은 즉시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돼 있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은 무산됐다. 본회의장에 출석해 있던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은 여야의 대치 속에 퇴장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3일 오후 "의장은 여당의 편도 야당의 편도 아닌 오로지 국민의 편이다. 국민에게 득이 되는 일은 하고 국민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며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했다. 여론조사상 약 60%의 국민이 해당 법안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우 의장은 또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정부는 민심이 요구하는 바를 잘 받아들여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 국회는 정부의 행정권한을 존중하고 있다"며 "그런 만큼 정부에서도 국회의 입법권한을 존중해 신중한 판단을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채상병 특검법이 상정되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첫 번째로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170명은 유 의원이 토론을 시작한 지 6분 만인 이날 오후 3시45분 종결동의안을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으로 필리버스터의 종결동의를 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다. 24시간 뒤 재적의원 무기명투표로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종료된다. 필리버스터가 끝나면 안건을 바로 표결해야 한다.

이에 필리버스터를 종결할지에 대한 표결은 오는 4일 오후 3시45분 진행된다. 민주당 등 범야권이 192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필리버스터가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채상병 특검법은 수사 상황에 따라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직접적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는 법안으로 평가받는다. 국민의힘은 해당 사건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이유로 해당 법안 처리를 꾸준히 반대해 왔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갔고 재표결 통과 요건인 출석 인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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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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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우 의장은 전날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해당 법안을 상정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해 '정신나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다. 이에 여당 측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대정부질문이 중도에 종료되는 등 국회가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대정부질문을 할 때 법안을 처리한 전례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날 본회의 시작 전까지 채상병 특검법 상정을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해당 법안을 상정하면 결국 대정부질문이 무산되는 것"이라며 "전날과 달리 왜 오늘 대정부질문 앞에 해당 법안을 상정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꼼수"라고 말했다. 그는 "의장은 전적으로 민주당의 의사결정이 되는 대로 그 하명에 의해 움직이는 것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라고도 했다.

우 의장은 전날 대정부질문 이후 상정하려던 법안이었기 때문에 순서에 맞게 이날 먼저 상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이 같은 의사일정에 대한 여야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이날 본회의는 당초 예정됐던 2시보다 1시간여 늦게 시작됐다.

한편 이날 본회의 과정에서는 수차례 여야간 고성이 오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전날의 김병주 의원 발언을 사과하는 과정에서 "사과를 똑바로 하라"는 여당 의원들의 고성이 나왔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의 의사진행 발언 과정에서도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야유가 나왔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유 의원이 단상에 나서며 우 의장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가벼운 언쟁을 벌이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시키라", "사과를 시키셔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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