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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법률은 일부일 뿐"...BHSN이 재정의한 '리걸 AI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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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리걸 인공지능(Legal AI)는 흔히 '법률 특화 AI'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여러 리걸AI 기업이 AI 기반의 계약서 검토, 판례 검색 등의 서비스를 중심으로 시장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BHSN의 생각은 다르다. "리걸은 기업 안팎 비즈니스의 모든 영역에서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BHSN은 3일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진행한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한 근거 및 비전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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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재호 BHSN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리걸은 기업 의사결정의 근간이 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기업이 생산, 유통, 판매 등 벨류체인 전반에서 다수의 이해관계자와 진행하는 비즈니스는 물론, 내부 임직원과 맺는 근로계약조차 그 뿌리는 모두 '법률적 계약'이며 그것은 대표이사의 결정대로만 이뤄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이동통신사가 로밍 서비스에 여행자 보험을 함께 팔 수 있다면 합리적이겠지만, 실제로는 보험업법상 불가능하다. 즉, 어떤 사업과 계약이든 정확한 법률 검토가 선행되어야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BHSN은 이런 측면에서 리걸 AI가 단순히 완성된 계약서의 오답을 찾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능동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계약서 작성부터 해외 법률 검토까지 '올인원'

BHSN이 올해 2월 선보인 '앨리비(Alilbee)'는 이런 개념이 구현된 올인원 리걸AI 플랫폼이다. ▲기본적인 계약서 작성 및 검토 기능 ▲기업과 로펌의 내부 법률문서 및 외부 법령과 판례 검색을 지원하는 '리걸서치' ▲한국 외 아시아 주요국가 법령과 정책 뉴스를 자연어 질문으로 검색하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다국어 법률문서 번역기능 ▲복잡하고 방대한 소송 기록의 쟁점을 요약해 주는 '송무 코파일럿' ▲다양한 계약서를 디지털 파일로 전환하는 '리걸 OCR' 등 실용적인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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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능은 하나의 계약에서도 의사결정에 다각적인 도움을 준다. 특히 계약서 작성 및 검토 지원 단계부터 상당히 실용적인 옵션을 제공한다. '구매계약서'를 예시로, 우선 매수자 입장과 매도자 입장에서 누구에게 유리한 계약서를 만들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작성된 계약서에선 '누락된 필수 조항', '수정이 필요한 조항', '수정이 필요하지 않는 조항'을 수초만에 분석해 알려준다.

이때 수정이 필요한 조항은 AI가 직접 적절한 수정 내용을 근거와 함께 제안하며, 직접 생성도 가능하다. BHSN이 국내에선 최초로 도입한 기능이다. 또한 공식 법령에 그치지 않고, 회사별로 상이한 기업 내규 및 계약 가이드라인 데이터 또한 검토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해외법령 검토를 돕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기능도 BHSN이 내세우는 차별화 요소 중 하나다. 한국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국내와 상이한 현지 법령은 더 명확한 숙지와 검토가 필요한지만 언어 장벽 등으로 전문가를 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 점에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는 현재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정보가 특히 부족한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현지 법령정보와 주요 정책 뉴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해외진출 준비와 의사결정 시간을 대폭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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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송무 파일럿은 특정 소송에 대한 방대한 양의 경찰 조서, 판결문 등을 학습해 자연어 질문으로 필요한 정보만 빠르게 검색, 요약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BHSN은 이들 기능이 사내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들의 업무처리 시간을 크게 줄이면서, 기업 전반의 의사결정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화 AI와 전문 변호사 조합으로 신뢰성 ↑

기술 측면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2020년 설립된 BHSN은 구글의 고성능 AI 언어모델 '버트(BEAT)'를 중심으로 일찍이 자체 리걸AI 모델을 개발한 회사다. 여기에 10여명의 사내 변호사가 활동 중으로, AI 엔지니어팀과 긴밀하게 협력해 모델 품질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정근 대표이사도 변호사 출신이다.

현업 법률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한 BHSN 리걸AI 모델의 경쟁력은 법률 도메인 특화 부문에서 두드러진다. 특히 법령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해석이 다양할 수 있으며, AI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법령 데이터만 가지고 학습한다면 불가항력 조항, 특수 상황에서 달라지는 해석 등에 대한 대응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BHSN은 LLM의 판단을 전문 변호사단이 추가 검토하고 재학습하는 방법 등으로 이런 약점을 최소화하고 있다.

BHSN이 이날 현장에서 자사 모델을 법률 자문 부문에서 GPT-4o와 비교해 우수한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원리를 요약하면 주요 법률 키워드 및 법령문서 형태와 현업 변호사들의 노하우를 상세히 학습한 BHSN 모델이 범용성에 주력한 GPT-4o 대비 문서의 법적 적격성, 위법성 판단 및 하이라이트 중심의 초안 생성이 가능했던 부분이었다.

BHSN은 이 같은 기술 및 법령에 근거한 기업 의사결정 지원 노하우를 토대로 기업의 스케일을 확장해 나가겠단 계획이다. 임정근 대표가 이날 직접 BHSN의 두 가지 전략 키워드를 공개했다.

우선 엘리비 프로덕트와 서비스 범위를 법률부터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로 확대해 기업, 기관, 로펌 등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의사결정 지원 및 사업 전략을 위한 '지식'을 제공하는 B2B 솔루션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BHSN과 리걸AI를 단순 법률자문 솔루션에 국한하지 않겠단 의지다.

또한 비즈니스 타깃 시장을 한국에서 아시아 전역으로 본격 확대한다. BHSN이 선제적으로 확보한 영어권, 일본, 베트남, 중국 등의 법령 및 정책 정보와 번역 노하우를 십분 활용하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올해는 지난해 하반기 설립한 일본법인을 중심으로 일본 사업에 집중하고 베트남, 중국 법률에 특화된 AI 언어모델을 앞세워 아시아권을 공략하는 리걸 AI로의 진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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