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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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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역주행車 스키드마크 없었다…호텔 나오자마자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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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3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로비 전광판에 시청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로 사망한 직원들을 추모하는 문구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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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 현장에서 가해 차량의 스키드마크(Skid mark)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스키드마크는 최대 감속도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정지할 경우 도로 표면의 마찰력에 의해 타이어가 녹아 도로 표면에 흡착되는 현상이다. 급발진 여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단서 중 하나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스키드마크가 발견된 게 없느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밝혔다. 역주행 전 구간에서 스키드마크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가해 차량 운전자인 차모(68)씨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거나, 급제동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스키드마크가 급발진 단서가 아니냐는 부분은 맞는 얘기"라면서도 "어떤 방향성을 갖고 수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고기록장치(EDR),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실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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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밤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사고현장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며 헌화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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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차량이 마지막 정차 지점에 브레이크가 작동했고 스스로 멈춘 점을 보면, 브레이크에 결함이 있었을 확률은 낮게 점쳐진다. 차씨가 정차하기 전 역주행으로 돌진하던 구간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고 급발진도 아니었을 가능성이 열려있다.

아울러 사고 차량은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로 진입하기 직전, 주차장 차단 턱에서부터 속도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은 주차 차단기를 통과해 완만한 경사로의 오르막길을 따라 지상으로 올라간 뒤, 출차 직전 고무로 된 차단턱을 밟고 지나가는 구조다.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고 차량이 호텔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나와 약간의 턱이 있는 출입구 쪽에서부터 가속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고 속도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어서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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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시청에 마련된 시청역 사고로 희생된 시청 직원 추모 공간을 찾은 동료 직원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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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주요 참고인 조사를 시작하고 물증을 확보하는 등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 G80과 피해 차량인 BMW, 소나타의 블랙박스 영상, 호텔 및 사고 현장 주변의 CCTV 영상 등 자료 6점을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했다.

G80의 액셀과 브레이크 작동 상황이 저장된 EDR 자료도 정밀 분석을 위해 국과수에 보냈다.

국과수 정밀 분석에는 통상 1∼2개월이 소요되지만, 이번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분석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경찰은 EDR 기록을 확보해 자체 분석하는 과정에서 운전자 차씨가 사고 직전 액셀을 강하게 밟았다고 1차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과장은 "EDR 기록 등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국과수 분석 결과 등을 최종적으로 보고 말씀드리는 게 맞는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가해 운전자 차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담당 의사로부터 차씨의 건강 상태에 관한 설명을 들었으며 아직 상태가 좋지 않아 정식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차씨는 갈비뼈가 골절됐다. 사고 당시 동승한 60대 아내 A씨는 전날 경찰서에 출석해 참고인 신분으로 첫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경찰은 G80 블랙박스 영상에 급발진이나 운전 과실을 뒷받침할만한 정황이 담겼느냐는 질문에 "수사 내용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사고 당시 차에 함께 타고 있던 60대 아내 A씨는 전날 경찰서로 불러 참고인 신분으로 첫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브레이크, 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는 취지로 1차 진술을 했다. 경찰은 피해 차량인 BMW와 소나타 차주도 조사하려고 준비 중이다.

한편 이날 사고 전 차씨 부부 간 갈등 상황이 있었다는 풍문에는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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