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우려해 침묵하나 속은 부글부글…"바이든 방어벽 강하지 않아"
일부 큰손, '바이든 대타'로 해리스 부통령, 다이먼 JP모건 CEO 등 거론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건강 및 인지력 저하 논쟁을 증폭시킨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선수 교체'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 거액 후원자들도 '플랜B'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론 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접어야 한다고 보는 민주당원이 절반에 육박하고, 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로이드 도겟)도 공개적으로 포기를 종용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최후 보루'라 할 거액 기부자들이 내부적으로 동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 거액 후원자들은 TV토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와 민주당 선출직 인사들의 입장을 신중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대안 후보'가 나서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는 이들도 공개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가 '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대체로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타산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민주당 거액 후원자들의 '바이든 대안' 요구 목소리는 감지되고 있다.
TV토론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콜로라도주 애스펀의 한 호텔에서 슈퍼팩(정치자금 모금단체) '아메리칸 브리지'가 주최한 민주당 후원자 50명의 회합에서 한 참석자가 바이든 재선 포기에 대한 견해를 묻자 대부분 찬성한다는 의미로 손을 들었다고 NYT는 전했다.
또 신문에 따르면 '아메리칸 브리지'가 현 상황을 우려하는 기부자들간의 전화 협의를 진행한 결과 10여명 중 한 명만이 '당이 바이든을 고수해야 한다'고 했다.
진보성향 민주당 기부자 모임인 '승리로 가는 길(Way to Win)'의 참여자 일부도 내부 논의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해온 헤지펀드 바우포스트의 최고경영자(CEO) 세스 클라만은 바이든 대통령 이외의 대안에 대해 사적으로 논의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 본인이 격렬히 포기 요구에 저항하고, 민주당 수뇌부가 '보호벽'을 강하게 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거액 후원자들의 '이견'은 좀처럼 공개적으로 표출되지는 않고 있다.
진보 성향 금융가들의 모임인 '민주주의 동맹' 일부 회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자고 제안했으나 이 모임의 이사회는 바이든 지지 유지를 결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여성 기부자 네트워크'의 이사인 매기 쿨릭은 "후원자 단체들이 '바이든 고수'를 강력하게 원하는 후원자들을 소외시키길 원하지 않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바이든 아웃'을 요구하는 데 소극적"이라면서도 "그 방어벽이 매우 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CEO들과 민주당 관계자들은 거대 금융기업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에게 바이든의 '대타'로 직접 나설 것을 검토해보라고 요구했지만 다이먼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강력한 바이든 지지자인 바우포스트의 클라만 CEO는 성명에서 "바이든과 그를 이제까지 지지해온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트럼프를 선거에서 이기는 것을 최우선시하는 것"이라며 "바이든이 진로에 대한 모든 결정에서 계속 이것을 중심에 둘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할 경우 대타 1순위로 거론되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 자리를 넘겨받을 경우 현재까지 바이든 캠프가 보유한 선거자금(6월초 기준 2억1천200만 달러)은 해리스 캠프가 그대로 승계하게 되나 다른 사람이 후보가 될 경우 자금의 승계 문제가 복잡해진다고 NYT는 전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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