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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좋은 호텔 갔다 오면서”…‘부부싸움’ 의혹에 역주행 운전자 아내가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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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논란에 “남편 육체적으로 건강
사고 당시 차량 속도 갑자기 빨라져”


매일경제

2일 오전 전날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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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사고로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가해 운전자 A씨(68)와 당시 차량에 동승한 아내 B(65)씨가 유족에게 거듭 사과하면서 전후 상황을 털어놨다.

B씨는 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탄 차량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속도가 빨라져서)내가 아! 소리를 지르면서 남편한테 천천히 가라 왜 이렇게 빨리 가냐고 외쳤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블랙박스 음성 기록에는 이들 부부가 ‘어, 어’라고 외치는 목소리만 담겼다.

이에 대해 B씨는 “녹음이 안됐나보다”라고 했다.

B씨는 “사고 이후 남편 A씨에게 ‘왜 그렇게 역주행 했느냐’고 물었다”며 “그러자 A씨는 ‘(브레이크를)밟을 수록 더 가속이 돼서’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 중 하나로 A씨의 고령을 언급한 것에 대해 B씨는 “고령은 다 나름이다”라며 “나이가 똑같아도 남편은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 추측한 부부싸움과 관련해서는 “(그 이야기를)병원에서 뉴스로 다 봤다”며 “좋은 호텔에 갔다 오면서 무슨 싸울 일이 있었겠느냐”며 부인했다.

역주행 사고로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나도 자식을 키우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한편 경찰은 가해 차량의 스키드마크(Skid mark)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키드마크는 최대 감속도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정지할 경우 도로 표면의 마찰력에 의해 타이어가 녹아 도로 표면에 흡착되는 현상을 말한다. 급발진 여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단서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스키드마크가 발견된 게 없느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스키드마크가 급발진 단서가 아니냐는 부분은 맞는 얘기”라면서도 “어떤 방향성을 갖고 수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고기록장치(EDR),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실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역주행 전 구간에서 스키드마크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가해 차량 운전자인 A씨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거나 약하게 밟아 급제동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마지막 정차 지점에서는 브레이크가 작동해 차량이 스스로 멈춘 것을 고려하면 브레이크에 결함이 있었을 확률이 낮은 만큼, A씨가 정차하기 전 역주행으로 돌진하던 구간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고 급발진도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차량은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로 진입하기 직전 속도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고 차량이 호텔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나와 약간의 턱이 있는 출입구 쪽에서부터 가속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고 속도가 어느 정도였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수사 중이어서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 G80과 피해 차량인 BMW, 쏘나타의 블랙박스 영상, 호텔 및 사고 현장 주변의 CCTV 영상 등 자료 6점을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했다.

G80의 액셀과 브레이크 작동 상황이 저장된 EDR 자료도 정밀 분석을 위해 국과수에 보냈다.

사고 당시 차에 함께 타고 있던 60대 아내 B씨는 전날 경찰서로 불러 참고인 신분으로 첫 조사를 진행했다.

정 과장은 “B씨가 ‘브레이크, 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는 취지의 1차 진술을 했다”며 “피해 차량인 BMW와 쏘나타 차주도 조사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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