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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22대 국회 첫 필리버스터 '무박 2일'…무력한 與 '꾸벅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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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태 "野 태도 바뀔 것 같지 않아 절망감 느껴"
'채 상병 특검법', 4일 오후 野 주도로 표결 전망


더팩트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채해병 특검법'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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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국민 앞에 거여의 폭주를 고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그러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도 민주당의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아 한편으로는 절망감을 느꼈다."

필리버스터 다섯 번째 주자로 나선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약 7시간가량 토론을 마친 뒤 <더팩트>에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오랜 시간 발언을 이어온 박 의원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박 의원은 필리버스터 마무리 발언에서 "채 상병 특검법은 민주당의 입법 폭주"라며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합의 없이 추진하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가 예상됨에도 무리하게 입법 폭주를 하는 배경에는 누군가의 방탄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일부 야당 의원들은 "그만하고 나가라"는 등의 고성을 질렀다. 밤샘 필리버스터에 피곤했는지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의장석에 앉아 여러 차례 조는 모습을 보였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모두 일어나 연단에서 내려오는 박 의원을 격려했다. 앞다퉈 "고생했다"라며 어깨를 토닥이거나 안아주면서 박 의원을 추켜세웠다. 박 의원에 앞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4시간 19분,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46분,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5시간 14분,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31분 동안 발언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본회의장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은 50여 명에 불과했다. 곳곳에서 꾸벅꾸벅 조는 의원들도 포착됐다. 의원 대다수는 발언자의 발언을 듣기보다 책을 읽거나, 휴대전화를 보는 등 딴짓했다. 전날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유 의원이 발언할 당시에도 김민전,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조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자는 사람들 빼라"며 불쾌해하는 모습도 찍혔다. 결국 두 의원은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오후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상정되자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22대 국회에서의 첫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2022년 4월 국민의힘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로 불리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반대하기 위해 무제한 토론을 실시한 이후 약 2년 3개월여 만이다.

민주당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지 24시간이 지나는 오후에 무제한 토론을 강제 종결하고, 채 상병 특검법을 의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체 의석수 300석 가운데 108석의 국민의힘은 과반 의석을 가진 야당의 강행 처리를 쳐다만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검법안이 표결에 부쳐진다면 큰 이변이 없는 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의 찬성 요건을 충족하면 필리버스터는 종료된다. 민주당은 전날 무제한 토론 종결동의서를 제출했다. 무기명 투표 절차를 거쳐 오후 4시쯤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면 야권 단독으로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할 전망이다. 특검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5일 이내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는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이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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