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 달러 선거자금 통제 여부 집중 점검 중
검사 출신 경험 십분 활용해 트럼프 저격에 유리
부통령 재임 시 존재감 미미 등은 제약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메릴랜드대학교에서 여성의 선택권과 생식권(출산 권리)을 보호하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메릴랜드(미국)/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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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대통령 선거 첫 토론회에서 건강과 인지력 문제를 드러내면서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민주당 대선주자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지금이 카멀라 해리스의 순간일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조만간 그를 대체할지도 모른다”면서 “주요 기부자들이 부통령에 대해 회의적이지만 해리스는 민주당 내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핵심 인사들도 경선 후보 교체 시 발생할 역풍에 대한 우려로 바이든의 지지를 유지했지만 대안으로는 해리스를 지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하차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적합한 대체 후보라는 입장을 주변에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짐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후보 교체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금융가이자 민주당 오랜 기부자인 알렌 패트리코프도 바이든을 여전히 지지하지만 대체하기 적절한 인물로는 해리스를 꼽았다.
이렇게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하차 시 별다른 경쟁 없이 후보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해리스 측근들도 재빨리 대비에 나선 모습이다. CNBC방송은 해리스 측근들이 바이든이 경선에서 물러날 경우 해리스 출마가 어떻게 될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 전화통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비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바이든 사퇴 시 민주당 주요 기부자들과 부통령을 위한 회의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됐다. 특히 논의의 핵심은 바이든과 해리스 이름으로 모금한 2억4000만 달러(약 3300억 원)에 이르는 선거자금을 해리스가 통제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알려졌다.
실제 해리스가 민주당 경선후보가 된다면 가장 무리 없이 막대한 선거자금을 승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사법 논란이 많은 트럼프를 일대일로 상대할 시 검사 출신 경험을 십분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리스의 제약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첫 여성 흑인 부통령이라는 화려한 타이틀로 시작했지만 해리스는 최근까지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보다 지지율이 더 낮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4년 가까운 재임 기간 별다른 존재감이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FT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기부자들에게 선호되는 인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다만 해리스가 가장 유리한 바이든의 대타라는 것은 여론조사에서도 감지됐다. CNN이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대안 후보들 모두 패했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그 격차가 2%포인트(p)로 가장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6%p 차로 패해 해리스 부통령보다 경쟁력이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뒤늦은 출발임에도 해리스가 트럼프를 상대로 11월 5일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또 해리스는 어머니가 인도계여서 사상 최초 인도계 대통령 타이틀도 갖게 된다.
[이투데이/이진영 기자 (min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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