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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불가론'에도 후보 쉽게 못 바꾼다…전문가 꼽은 이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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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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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안팎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론이 연일 가열되고 있지만 ‘바이든 완주론’을 펴는 이들 역시 적지 않다. 민주당에서 영향력이 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흔들림 없는 ‘바이든 지지’를 드러냈고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바이든과 함께할 것”이라며 엄호에 나섰다.

들끓는 ‘바이든 불가론’에도 불구하고 당장 전면적인 후보 교체 움직임이 현실화하지는 않고 있는 배경엔 당내 복잡한 셈법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3일(현지시간) 프랭크 로텐버그 전 상원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30여년간 미 의회에서 일해 민주당 사정에 밝은 샌더 루리 DGA(종합컨설팅기업) 파트너 인터뷰를 통해 후보 교체론을 놓고 진퇴양난에 빠진 민주당의 복잡한 상황을 들여다 봤다.

루리 파트너는 우선 “몇몇 언론인을 통해 ‘바이든이 후보직 사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내부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내부자 전언을 통해 바이든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음을 인정하며 앞으로 며칠 내 자신의 건재를 입증하지 못하면 후보직을 보전하기 힘들 것임을 시사했다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뒷받침하는 발언이었다. 다만 루리 파트너는 “그런 얘기가 나왔을 개연성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교체 요구를 거부하고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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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미국 워싱턴 DC 종합 컨설팅사 DGA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는 샌더 루리 파트너. 워싱턴=조셉 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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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후보 결정, 사실상 5주밖에 안 남아



민주당에서 바이든 교체 불가론이 나오는 이유로는 민주당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인 전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현실론이 우선 꼽힌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내달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리는데 오하이오가 주(州)법에 따라 대선 후보 등록을 내달 7일 마감하기로 함에 따라 민주당 후보 지명까지는 사실상 내달 7일까지 5주밖에 남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루리 파트너는 “남은 5주 동안 바이든을 대체할 새 후보를 세우고 나아가 그를 중심으로 당을 통합시키는 프로세스를 개발하기까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 짧다”며 “새 절차를 밟는다면 예상치 못했던 더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②경합주 지지율 변화, 아직은 미미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우려를 키운 지난달 27일 TV 토론의 졸전이 후보 교체론의 빌미가 됐지만,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주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지지율 흐름에 미친 변화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란 점도 ‘바이든 교체론’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이유 중 하나다.

민주당 슈퍼팩(Seper PACㆍ특별정치활동위원회) ‘퓨처 포워드’가 7개 경합주를 상대로 실시해 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의 지지율은 7개 주 다자 가상대결에서 트럼프에 4.2~10.6%포인트 차로 모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둘의 격차는 TV 토론 이후 1.8~2.2%포인트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루리 파트너는 “바이든이 대선 승리를 위해 사수해야 하는 펜실베이니아ㆍ미시간ㆍ위스콘신은 TV 토론 전이나 후나 여전히 ‘접전’ 상황으로 큰 변화가 없다”며 “바이든이 치명적 상황은 아직 아니라는 점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분석했다.



③9월 2차 TV 토론이 반전 계기 될 수도



민주당 일각에서는 9월 10일 ABC가 주관하는 2차 TV 토론이 상황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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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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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 파트너는 “상당수는 11월 5일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치르는 2차 TV 토론이 훨씬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본다. 시청률도 1차 토론 때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2차 토론에서도 바이든을 흔들어대겠지만 바이든이 잘 막아내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인다면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교체론’ 종식되긴 어려울 듯



그럼에도 후보 교체론이 당분간 사그라들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11월 5일 대선과 함께 치르는 상ㆍ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을 상대로 힘든 싸움을 치러야 하는 격전지 지역구 의원들일수록 바이든에 대한 불만 여론이 높다. 2일 바이든 사퇴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의 지역구는 텍사스로 공화당 텃밭이다. 3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사퇴론에 가세한 라울그리핼버 하원의원의 지역구는 경합주 애리조나로 역시 당선이 쉽지 않은 곳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전ㆍ현직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후보 교체 이슈에 대해 문의한 결과 10명의 현직 인사가 바이든 카드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4명의 전직 인사는 ‘후보 교체’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우려를 표한 이들은 “트럼프를 찍을 계획은 없지만 그가 당선될 것”(재러드 골든 하원의원), “바이든이 트럼프를 꺾을 능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세스 몰튼 하원의원) 등 바이든 후보 경쟁력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직접적으로 바이든 후보 사퇴론을 꺼낸 전직 인사들은 “민주당이 다른 후보를 찾는 게 좋을 것”(줄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부 장관), “바이든을 사랑하지만 2024년 민주당 후보는 카멀라 해리스(부통령)여야 한다”(팀 라이언 전 하원의원) 등 의견을 표했다.

바이든의 진퇴는 5일 방송될 예정인 ABC 뉴스 심층 인터뷰, 주말 경합주(위스콘신ㆍ펜실베이니아) 유세, 9~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등을 거치면서 여론의 추이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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