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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국방과 무기

美, 일본에 스텔스기 대거 투입…中은 신항모 배치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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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일본에 스텔스 전투기를 대거 투입하며 항공력 확충에 나섰다. 중국도 최신형 항공모함의 실전 배치를 서두르는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양측 간 첨단 전력 경쟁이 불붙는 양상이다. 이같은 미·중의 군사력 증강 계획이 역내 군비 경쟁을 가속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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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주일미군이 사용하는 일본 미사와 기지에 F-35A 전투기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미 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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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주일미군 전술항공기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 정부는 향후 수년에 걸쳐 100억 달러(약 13조 8170억원)를 투자해 노후화된 전투기를 첨단 전투기로 대거 교체한다.

우선 일본 아오모리(青森)현의 미사와(三沢) 기지에 배치된 F-16 전투기 36대를 F-35A 스텔스 전투기 48대로 대체할 예정이다. 주일미군은 일본 항공자위대와 이 기지를 함께 쓰는데, 미군이 F-35A를 배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군은 한국에선 현재 F-16 전투기와 ‘탱크킬러’로 유명한 A-10 공격기만 운용하고 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까지 주한 미 공군의 경우 F-35A 도입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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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30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디펜스' 당시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F-35B 전투기가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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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国) 기지에 배치된 주일 미 해병대의 F-35B 전투기 대수도 늘어난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 “(상륙작전 부대인) 미 해병대의 일본 방위 지원에 필요한 능력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증가 대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목적 전투기로 개발된 F-35는 주로 공군이 활주로에서 운용하는 F-35A와 수직 이·착륙할 수 있는 기종인 F-35B, 미 해군이 항모용 함재기로 쓰는 F-35C로 구분된다. 한국 공군은 F-35A를 40여대 도입했으며, 2027년부터 20대를 더 들일 계획이다.



오키나와의 F-15도 최신 기종 교체



미 정부는 일본은 물론 대만 방어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오키나와(沖縄) 가데나(嘉手納) 기지의 전투기 역량도 키운다. 주일미군은 해당 기지에서 노후 기종인 F-15C/D 전투기를 48대 운용 중인데, 이를 최신형 F-15EX 36대로 교체한다는 구상이다. F-15EX는 무장이 외부로 노출되는 준스텔스 성능의 기종이지만, 월등한 무장량을 자랑한다. 약 13.6t의 각종 폭탄과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데, 이는 F-35A(8.1t)는 물론 기존 F-15(10.5t)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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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이 개발 중인 F-15EX 전투기의 이미지. 사진 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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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미군은 가데나 기지의 노후화된 F-15를 순차적으로 퇴역시키는 대신 2022년 11월부터 ‘현역 최강’으로 불리는 F-22 스텔스 전투기와 F-35를 미 본토에서 순환 배치 형태로 투입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번 현대화 계획은 미·일 동맹과 역내 억지력을 강화하고 인·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단기적으론 미 대선까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중장기적으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력 확장에 대응하는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전자기로 이륙시키는 푸젠함 테스트



중국의 움직임 역시 심상찮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동중국해에서 최신예 항모인 푸젠(福建)함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1일부터 8일간, 5월 23일부터 20일간 시험항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와 관련,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시험항해 간 시간 간격이 짧다는 건 그만큼 테스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고 짚었다. 일각에선 “다음 항해 땐 함재기를 이·착륙시키는 훈련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랴오닝(遼寧)함과 산둥(山東)함의 경우 각각 10회, 9회 시험항해 후 인민해방군에 인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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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7일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이 첫 시험항해를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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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세 번째 항모인 푸젠함은 이전 항모들(스키 점프대형 갑판)과 달리 전자기식 캐터펄트(사출장치)를 장착했다. 항공기 이륙 시 전자기 펄스로 강력히 발사하기 때문에 연료 및 무장 탑재 측면에서 유리하다. 그만큼 함재기의 전투행동반경이나 공격력이 향상된단 의미다.

이처럼 중국이 3개 항모전단 체제의 전력화를 끝내면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미 해군도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미 해군이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을 지원하는 사이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전선 분산에 따라 화력을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용한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주일미군의 항공력을 강화하는 것도 이런 중국의 해군력 강화에 대응하는 측면이 있다”며 “미국은 대중국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에도 첨단 전력을 꾸준히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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