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 지명
방통위 정상화 위한 빠른 조치
李 "공영방송 노동권력서 독립"
야권 반발에 청문회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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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전 대전MBC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세 번째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됐다.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이 2일 자진 사퇴한 후 이틀 만이다. 위원장 공백으로 인한 방통위 업무 마비 상황을 서둘러 해결해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를 비롯한 공영방송 3사의 이사진 개편을 서두르겠다는 대통령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자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 직후 브리핑을 통해 “조만간 MBC·KBS·EBS 등 공영방송사의 이사 임기가 끝난다”면서 “이사 임기가 끝나면 마땅히 새 이사직을 선임해야 하고 임기가 끝난 공영방송 이사들을 그대로 유지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김 위원장 시절인 지난달 28일 제32차 전체회의를 열고 KBS와 MBC·EBS 임원 선임 계획 안건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 방통위는 의결 직후 공영방송 3사의 임원 공개 모집 공고를 내고 절차에 착수했으며 임기 만료가 가장 빠른 MBC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KBS와 EBS 이사진 임명을 시작할 계획이다. MBC의 기존 이사진 임기는 다음 달 12일 만료된다.
이 후보자는 ‘바이든 날리면’ 등의 보도를 허위·가짜 뉴스로 규정하고, 공영방송이 보도 준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날리면’ 같은 보도는 최소한의 보도 준칙을 무시한 보도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음성이 100% 정확히 들리지 않으면 보도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담동 술자리 보도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른바 ‘카더라’ 통신을 대대적으로 보도 확산한 사례”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공영방송이 노동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하다”면서 이에 대한 근거로 공영방송의 구성원 다수가 민주노총 조직원이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공영방송과 공영 언론이 노동 권력과 노동단체로부터도 독립해야 하는데, 다수 구성원이 민주노총 조직원들”이라며 “정치 권력과 상업 권력의 압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먼저 공영방송들이 노동 권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독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 선임 이후 브리핑에서 밝힌 대로 공영방송 3사 이사 선임과 함께 언론의 독립성 강화를 위한 여러 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서는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 특성상 향후 선임될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과의 원만한 관계 형성이 필수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거대 야당이 이 후보자 선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인사청문회에서 ‘방송 장악’을 둘러싼 날 선 공방이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1987년 MBC 기자로 입사해 1991년 걸프전과 2002년 이라크 전쟁 시 미군 공습을 현장에서 보도한 종군기자로 활약했다. 2014년 MBC 보도본부장을 거쳐 2015년 대전MBC 대표를 지냈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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