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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아빠, 우리는 언제 서울에 집 사요?” [수민이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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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기 고양시에 사는 40대 직장인 송모씨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서울 아파트 값을 보며 이러다 ‘서울 입성’이 영영 힘들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서울의 일부 소형 아파트는 공적대출인 보금자리론을 받아 집을 살 수 있었지만, 최근엔 ‘6억 미만’ 아파트가 거의 없어 내 집 마련이 어렵게 됐다”고 토로했다.

#2. 4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전셋집의 계약 만기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3000만 원 올리겠다고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이 씨는 “지난 10여 년 동안 전세금 올려주느라 등골이 휘었다”며 “최근 소형 아파트라도 장만하려고 알아보는데 언제 가격이 올랐는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에서 6억원 미만의 소형 아파트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전셋값과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중저가 서울 소형 아파트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다.

4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에서 전용면적 59㎡이하 아파트 매매는 총 8180건 이뤄졌다. 이중 가격이 6억원 미만인 경우는 3024건으로 전체 거래의 3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1~5월 기준)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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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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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59㎡ 이하 규모 아파트의 6억원 미만 거래 비중은 2006년(매년 1∼5월 기준)부터 2016년까지 90%대에 머물다 2017년 87.1%, 2018년 85.3%, 2019년 77.8%, 2020년 71.5%, 2021년 51.0%로 하락했다. 2022년에는 59.3%로 소폭 올랐으나 2023년43.2%로 다시 하락 전환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6억원 미만의 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성동구(1.3%)였다. 이어 용산구 4.3%, 송파구 9.6%, 마포구 10.7%, 강남구 12.1%, 강동구 12.5%, 동작구 13.9%, 서초구 15.8%, 영등포구 18.5%, 광진구 21.2%, 서대문구 24.5% 순이었다. 반면 도봉구는 6억원 미만의 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이 89.2%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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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1∼2인 가구 증가로 소형 아파트 주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전셋값과 분양가가 상승하자 중저가 서울 소형 아파트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1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무주택자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한남더힐’ 전용면적 59.686㎡가 32억원에 거래되며 전용 60㎡ 이하 아파트 중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3월 19일에도 동일 아파트의 같은 면적이 31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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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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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923㎡도 최근 15억원에 팔려 역대 최고가인 15억9500만원(2021년 10월)의 94%까지 올라왔다.

KB부동산 박원갑 수석위원은 “올 1월부터 아파트 값은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라며 “대출금리 하락, 전세 가격 상승, 분양가 인플레이션, 공급 절벽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일부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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