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앞 한 치킨전문점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행정관 출신 100여명이 맥주를 겸한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2022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후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규모로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진석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이 모임을 주도했다고 한다. 민주당에선 윤건영(국정기획상황실장)·한병도(정무수석)·김한규(정무비서관) 의원 등이 참석했다. 조국혁신당의 조국(민정수석) 대표도 함께였다. 조 대표는 “제가 공무 탓에 술은 못 마시고 인사만 드리겠다”며 “다음 자리가 있으면 꼭 오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선 정치 현안도 일부 언급됐다. 한 참석자는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나 윤 대통령 탄핵 국민청원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당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참석자는 “청와대 출신 행정관 중 많은 분이 조국혁신당에 있는 걸 보고 좀 놀라는 분들도 있었다”며 “참석자 중 친명계 의원실에 있는 분도 더러 있어 대놓고 말은 안 했지만, 당에서 친문계가 소수가 된 단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2대 총선을 거치며 친문계는 당내에서 친명계에 밀려 소수파가 됐다. 일부 청와대 출신 인사는 범친명계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비주류가 된 친문계가 이날 대규모 모임을 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 연임 도전을 앞두고 모임을 한 것 자체가 일종의 집단적 의사표시 아니겠냐”는 평을 내놨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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