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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막거나, 따라하거나... 중국 '알테쉬' 열풍에 칼 빼든 EU·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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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직배송' 알리 테무 쉬인 겨냥
EU, '150유로 미만에 면세' 폐지 추진
아마존은 모방 전략... 직배송 시작할 듯
한국일보

중국 초저가 쇼핑몰 테무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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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이른바 '알테쉬'라 불리는 중국 초저가 쇼핑몰의 공습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기 시작했다. 이들이 해외에서 직배송되는 초저가 제품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규정을 이용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자 규정 폐지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EU, 면세 수입품 폭증에 규정 손질 추진


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EU 역외 지역에서 역내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150유로(약 22만 원) 미만 물품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규정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그간 알테무는 중국에서 물품을 직접 보내는 방식으로 제품을 초저가에 공급해 왔는데, 이 규정이 없어지면 모든 제품에 대해 관세를 내야 한다.

그간 경쟁사들은 이 규정이 직접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외국에서 물건을 사들여 오는 소비자들을 위한 제도임에도 알테쉬가 악용해 불공정 거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EU는 이 같은 지적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U에 따르면 지난해 관세 150유로 미만 제품 총 23억 개가 EU로 수입됐는데, 이는 전년 대비 2배나 폭증한 물량이라고 한다. EU 관계자는 "값싼 수입품의 급격한 증가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면세 기준을 없애는 안의) 채택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고 FT에 말했다.
한국일보

미국 10대들의 이용이 많은 초저가 의류 쇼핑몰 쉬인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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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마존 "알테무 따라 나도 직배송"


테무와 쉬인이 특히 위력을 떨치고 있는 미국에서도 면세 기준을 없애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이었던 2016년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물품값의 한도가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대폭 상향돼 중국 쇼핑몰들의 진출이 EU보다도 쉬운 구조다. 이에 상·하원 일부 의원들은 두 중국 업체가 면세 규정으로부터 불공정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보고, 이들 업체가 보내는 800달러 미만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올해 초 제출했다. 공화당 소속 릿 스콧 등 일부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면세 규정을 완전히 폐지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즉시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 제조 및 소매업의 방대한 부분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그럼에도 면세 폐지 논의에 속도가 붙지 않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아마존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아마존은 이르면 가을 20달러 미만 제품을 테무나 쉬인처럼 중국에서 미국으로 직배송하는 섹션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이 전했다. "테무와 쉬인의 공습을 막기 위한 가장 공격적인 시도"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미국 포천은 "이길 수 없다면 (그들의 전략에) 올라 타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아마존이 중국 직배송에 뛰어들 경우 의회의 (면세 폐지) 입법을 주장하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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