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8 (월)

고향사랑기부제 세액공제 한도↑…'있는 자'의 고액기부 유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00만원 기부 시 24만8천원 세액공제 혜택

"세액공제 한도 올리면 기부 유인효과 생겨"

전문가 "기부 목적부터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뉴시스

[서천=뉴시스] 조명휘 기자 = 충남 서천군이 지난 4월19일 서울 롯데월드에서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 서천군 제공) 2024.0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개인의 자발적 기부를 유도하는 고향사랑기부제 세액공제 한도를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저조한 고액기부 문화를 활성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10만원으로 설정된 고향사랑기부제 세액공제 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기부액에 따라 일정 비율을 세액공제 해주는 제도로 지난해 1월 처음 시행됐다.

현재 기부 상한액은 1인당 연간 500만원으로, 내년 1월1일부터는 연간 2000만원으로 상향된다. 지자체는 기부금의 30% 범위 내에서 현금, 유가증권 등의 답례품을 기부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특히 주목 받는 것은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 때문이다. 현재 기부금에 대해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 금액은 초과분의 16.5%를 추가로 세액공제 해준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기부하면 10만원에 더해 초과분 90만원의 16.5%인 14만8000원이 추가로 공제돼, 총 24만8000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자체에 기부된 금액은 사회 취약계층 지원과 지역 주민의 복리 증진 등에 활용된다. 행안부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 해인 지난해 기부금 모금 총액은 약 650억원으로 기부자 수는 약 51만명으로 집계됐다.

세수 부족 상황에서도 정부가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 한도 상향에 나서는 이유는 저조한 고액 기부 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7조원이 넘는 금액을 자선 재단에 기부하는 등 '통 큰' 기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 고액 기부에 나서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

특히 고향사랑기부제는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을 누린 20만원 이하의 소액 기부가 상당수라 고액 기부가 저조한 편이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4월 작성한 '고향사랑기부제의 모금 실태와 제도 개선방안' 보고서를 보면 전체 지자체(243곳) 중 기부 1건당 평균 기부액이 20만원 미만인 지자체는 237곳으로 전체의 98%를 차지한다.

1건당 평균 기부액이 20만원 이상인 지자체는 6곳으로 고작 2%에 불과하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금이 지자체 재정 수입으로 이어지고 이 수입이 또다시 주민 복리에 사용되는 구조이지만, 아직 제도 시행 2년 차에 머무른 탓에 참여가 활발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

이에 지자체들은 행안부에 고향사랑기부제 세액공제 한도를 지금보다 더 늘리고 개인으로 한정된 기부 주체도 법인으로 확대하는 등 제도 개선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정부는 이 같은 지자체 건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향사랑기부금의 세액공제 한도를 현행보다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세액공제 혜택이 강화되면 젊은층을 비롯해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기부 유인을 폭넓게 끌어 올릴 수 있고 고액 기부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출향 인사 중 성공한 사람들이 고액 기부를 많이 하는 편인데, 세액공제 혜택이 더 주어지면 기부를 더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액 기부가 60대 이상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세액공제 혜택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고액 기부는 경제력을 갖춘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은퇴한 시니어층의 경우 소득이 없어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세액공제 한도를 올리면 연말정산 혜택을 노린 소액 기부자들이 늘어날 수 있으나 이미 은퇴한 중장년층에게는 큰 기부 유인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난해 연령층별 기부금액을 보면 500만원 이상의 고액 기부의 주된 연령층은 60대 이상(50%)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정부는 고액 기부자들의 경우 소득이 있는 기부자들이 많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고액 기부자들은 기업을 운영하거나 가게를 운영하는 등 의외로 계속 소득을 창출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런 분들에게 세액공제 한도 상향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순 세액공제 혜택 확대보다는 기부자들의 기부 목적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기부한 분들이 어떤 목적으로 기부했는지에 대해 좀 더 연구가 돼야 한다"며 "지역과 계속 관계를 맺기 위해 기부하는 것인지, 연말정산 혜택 때문에 하는 것인지 등을 연구해 고정적으로 단골 기부하는 지역이 생기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y@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