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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토론 망친 바이든, 내놓은 대안이 "8시 이후 행사 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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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생각에 잠겨있다. 이후 열린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만남에서 그는 앞으로 수면 시간을 늘리고 오후 8시 이후 행사는 줄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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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거센 요구에 직면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오후 8시 이후 행사는 줄이고 수면 시간은 늘리겠다는 취지의 대책을 전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만났다. 왜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토론에서 부진했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전, 스태프들의 말을 듣지 않고 여러 일정을 강행군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NYT는 전했다. 잠을 더 많이 잘 필요가 있었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오후 8시 이후 행사는 피할 필요가 있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의사 출신인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대통령의 건강이 정말 괜찮은지 직접 물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 건강은 괜찮다"면서도 "(문제가 되는) 그것은 내 두뇌"라고 답했다. 공화당 측이 '바이든 치매설'을 줄곧 제기하는 상황에서 웃자고 한 이야기였지만,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참석자가 최소 1명 이상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결국 바이든 대선 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의장이 나서,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발언에 대해 분명히 농담이라고 했다는 해명 성명까지 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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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고 나온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에게 기자들이 몰려 행사에서 나온 이야기를 취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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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잘 쉬면 대선 완주에 문제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이지만, "오후 8시 이후 일정을 잡지 않겠다"는 대목에선 논란이 커졌다.

데일리비스트는 "당장 9월에 예정된 다음 TV토론도 오후 9시에 열릴 텐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바이든 캠프와 백악관에 질의했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도 "테러리스트나 북한 독재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좋은 정보가 됐다"거나 "중국이 침공한다면 오후 8시 10분에 할 것"이라는 글이 잇따랐다.



"워싱턴 발자취 따라야"…'재선 포기' 촉구한 미 민주의원 3명째



미국 독립기념일 휴일인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통화에서 양측이 휴전에 합의할 수 있는 "꽤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TV토론 이후 궁지에 몰렸지만, 외교적으로 건재한 모습을 부각하기 위한 행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날도 민주당 내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용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세스 몰튼 하원의원(매사추세츠)은 보스턴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엄청난 봉사를 했지만, 지금은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조지 워싱턴의 발자취를 따라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두 번째 임기를 마친 1797년, 당시 헌법에 임기 제한 조항이 없었는데도 3연임에 나서지 않은 점을 두고 한 이야기다.

이로써 지난 2일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텍사스)과 3일 라울 그리핼버 하원의원(애리조나)에 이어 몰튼 의원까지, 성명과 인터뷰 등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민주당 연방 의원은 모두 3명이 됐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일했던 정치평론가 밴 존스는 CNN에 "지금 민주당 관계자들은 사석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사퇴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물러나느냐'가 논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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