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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삼성전자 수익률 24%인데…지금 팔까요, 말까요?”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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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삼성전자 수익률 24%인데, 언제 팔지…8만5000원에 팔까요’ (지난 4일 한 온라인 주식게시판)

국내 1등 주식인 삼성전자가 지난 4일 3.42% 오른 8만4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4월 11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8만4000원선을 회복했다. 이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는 연고점을 다시 갱신했다. 이날 한 온라인 주식게시판에는 삼성전자 주주로 보이는 사람의 글이 올라왔다. 이 사람은 현재 24% 수익률을 기록 중이라고 밝혔는데, 추정 평균 매수 가격이 6만4000원대로 추정된다.

이처럼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에 오르자 차익실현에 나서거나 고민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개인들은 삼성전자 주식 4조9220억원 가량 순매도 중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통과에 대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 매도 시점을 미뤄도 나쁘지 않을 거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에 올라타고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HBM 납품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 매체는 '삼성전자가 마침내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 퀄테스트(품질 검증)에서 승인을 얻었고, 이후 공급을 위한 협상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개장 직후 3% 넘게 상승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고, 4% 넘게 하락세를 보였던 SK하이닉스의 주가 역시 낙폭을 상당 부분 줄인 상태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이 문제가 돼 품질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하자, 삼성전자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공식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3월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의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실물 전시된 HBM3E 12단 제품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고 사인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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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게티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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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통과를 놓고 시장 안팎의 관심이 뜨거운 것은 그만큼 HBM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AI 시장 확대로 HBM 물량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HBM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한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의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해 한 자릿수 후반대였으나 올해는 20∼25%로, 내년에는 3분의 1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HBM 비중이 시장 가치(매출) 측면에서는 2023년 전체 D램의 8%에서 올해 21%로 늘어나고, 2025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HBM 판매 단가는 2025년 5∼10% 상승할 것으로 봤다.

HBM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는 4세대인 HBM3를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5세대 HBM인 HBM3E(8단)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이고, 내년 역시 대부분 솔드아웃됐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SK하이닉스는 향후 5년간 82조원을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투자할 방침이다. 6세대 HBM인 HBM4의 양산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내년에 시작할 계획이다.

HBM3에서 주도권을 놓친 삼성전자는 차세대인 HBM3E 이후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가 진행 중인 가운데 HBM3E 8단 인증은 3분기, 12단 인증은 4분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최초로 24Gb(기가비트) D램 칩을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36GB(기가바이트) HBM3E 12단을 구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공급 규모를 전년보다 3배가량 확대하고, 내년에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송재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은 전날 열린 '나노코리아 2024'에서 HBM 품질 테스트와 관련해 "열심히 하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은 지난 2월 5세대 HBM인 HBM3E 8단 양산을 시작했고, 이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에도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HBM 공급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어 가격 협상력이 떨어지는 데다, 폭증하는 HBM 수요를 감안하면 물량 부족 우려가 있어 공급망을 다양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생산자는 겨우 3개뿐이고, 삼성전자 없이 HBM의 충분한 공급은 불가능하다"며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인증을 적극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엔비디아에 HBM3를 납품하지 못한 것이 주가에 노이즈였다면 이제부터는 현재 실적에 추가될 수 있는 '+α'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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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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