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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일본 유학생이 중국 욕한다"…경찰이 잡고보니 20대 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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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유학 여학생인 척 SNS에 자국 비난

온라인 허위 루머 中선 행정 처벌 대상

일본에 거주하는 여대생인 척하며 자국민을 조롱해 온 중국인이 현지 경찰에 붙잡혀 구금됐다. 중국에선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허위 게시글을 온라인에 작성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일(현지시간) '아비앙카(Avianca)'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중국인 남성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이 남성은 엑스(X) 플랫폼에 일본에서 유학 중인 여학생인 척 계정을 만들어 활동했다. 아비앙카는 자신이 도쿄 남부에 있는 가나가와현에서 사는 대학생이라고 주장해 왔다.

아시아경제

일본 번화가.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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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그는 자신이 중국으로 돌아와 북부 산시성에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그가 올린 게시글이 일부 중국인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아비앙카는 "최근 상황을 알려드리겠다. 저는 중국으로 돌아와 국세청에서 일하고 있다"며 "지금부터는 '왕실 음식'을 먹겠다. 다들 세금을 제대로 내야 할 것"이라고 썼다.

또 중국 식품의 품질에 대해 비하하는가 하면, 반대로 일본을 찬미하는 글도 여러 건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우리 아버지가 어린 시절 '일본 생활을 즐기고 (중국으로) 돌아오지 마, 여기는 너무 복잡하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런 발언을 여러 건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아비앙카가 어떻게 중국의 엄격한 공무원 심사를 통과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아비앙카 논란이 커지자, 산시성 당국은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당국은 아비앙카가 실은 남성이었으며, 엑스에는 조작한 이야기를 만들어 올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현지 경찰은 지난 5월 7일 "조사 결과 산시성 출신의 28세 실업자 시씨는 온라인에 중국을 비난하고 증오하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시씨는 경찰에 구금됐다고 한다.

아비앙카의 정체가 밝혀진 뒤 현지 누리꾼들은 "국가 증오자다", "저 사람 몸에 일장기를 붙여 놔라', "더 오래 구금해 줬으면 좋겠다" 등 비난 댓글을 퍼부었다.

한편 중국에선 조작된 영상, 글 등을 온라인상에 유포하는 행위는 처벌받을 수 있다. 중국 공안부는 직접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소문, 사소한 인터넷 루머에 대해 조사하며 필요할 경우 '행정적 처벌'을 동원한다.

실제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해 12월부터 4월 말까지 공안부가 중국 본토 전역에서 1만건 넘는 관련 사건을 조사했으며, 1500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행정 처분을 받은 개인이나 법인 수만 1만700명에 달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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