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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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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사고 나시길".. 보험설계사 낀 교통보험사기 일당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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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 사고 내 피해 부풀리는 수법
6억원 가량 보험금 받아 챙겨
한국일보

고의 교통사고 낸 피의자들의 카카오톡 단톡 대회방 내역.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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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가 낀 교통사고 보험사기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교통과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20대 보험설계사 A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이 설계사의 지인과 고객, 자동차 공업사 관계자 등 48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A씨 등은 군포시의 한 법인 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는 보험설계사로 확인됐는데 A씨를 포함해 보험설계사 14명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사고 피해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66차례에 걸쳐 5억4,900만 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고객들에게 깁스 치료 시 보험금이 지급되는 특약에 가입하도록 한 뒤 사고 시 실제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데도 통 깁스 치료를 받게 하는 수법으로 50차례에 걸쳐 5,800만 원 상당의 보험금을 뜯어낸 혐의도 있다. 깁스치료를 받은 이들 대부분은 보험금을 수령한 뒤 바로 깁스를 푼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한 보험사로부터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사고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 1년 7개월간 수사를 한 끝에 이들 일당을 검거했다. 보험설계사가 연루된 고의 범행만 100여건에 달하는 것도 밝혀냈다.

A씨 등이 일한 보험대리점 단체 대화방에서는 사기 범행을 공모하는 듯한 대화도 오갔다. 이 대화방에는 “드디어 사고 났다”, “요 며칠 사이에 자꾸 사고 나려고 하는데 심장이 떨린다”, “꼭 사고 나시길”과 같은 대화가 담겼다.

범행은 치밀했다. 이들은 서로 사전에 날짜와 시간, 장소 등을 정한 다음 고객을 끌어들여 교차로 등지에서 서로 들이받는 사고를 내거나 진로 변경을 하는 일반 운전자의 차량와 충돌하는 식으로 고의사고를 내 보험금을 타냈다.

경기 남부청 교통범죄수사팀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선량한 제3자의 보험료 부담을 가중시키는 중대한 범죄”라며 “허위 사실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은 물론 단순 피해를 과장하는 행위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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