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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시프트업, 3.5조 밸류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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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벤처투자·코오롱인베스트먼트·하나벤처스 등 구주투자

펄어비스·크래프톤 상장 1년 후에야 주가 반등

뉴시스

시프트업 CI(사진=시프트업)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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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종혜 기자 =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기업 가운데 최대어로 기대를 받고 있는 게임개발사 시프트업이 오는 11일 상장한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4815억원으로 크래트폰, 넷마블, 엔씨소프트에 이어 4위에 랭크될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3년 만에 등장한 게임 대형주 시프트업이 실적 대비 높게 책정된 밸류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데다 최근 상장한 기업들이 상장 첫 날부터 공모가 하단으로 떨어지는 등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시프트업의 주가 흐름에도 관심이 모인다.

5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뿐만 아니라 하나벤처스도 최근 시프트업의 주주로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프트업의 주요 기관투자자인 카카오벤처스의 지분 일부를 인수한 것이다. 기업가치는 지난해 텐센트 자회사가 시프트업에 투자했을 때 기준인 2조원수준으로 1년 사이에 기업가치 변동이 없는 셈이다.

시프트업의 상장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을 앞둔 시프트업의 구주 거래가 활발하게 벌어지는 등, 미공개 정보 유통으로 한국거래소의 지적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VC업계 관계자는 "시프트업의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의 매출을 높게 책정한 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지난 4월 출시한 콘솔 신작 스텔라블레드의 IP 확장, 고도화를 위해 투자 계획과 매출을 2024년 150억원, 2027년 180억원을 제시했다.

상장 채비를 마친 후에도 시프트업의 수요예측 기간은 이례적으로 길었다. 지난달 3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했지만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며 IPO일정이 지연됐다. 지난해 개정된 금융투자협회 대표주관업무 등 모범기준에 따라 수요예측 기간은 5영업일만 넘기면 되는데 20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건 시프트업이 유일하다.

수요예측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341.24대 1로 최근 코스피에 입성한 HD현대마린솔루션(255.8대 1)보다 높았다. 총 18조5500억720만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11일 상장을 앞둔 시프트업의 공모가는 6만원으로, 시가총액은 약 3조4815억원이다. 시프트업은 상장을 통해 총 4350억원의 공모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를 지적재산권(IP) 확대와 게임 개발 인프라 강화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3년 만에 등장한 게임대어 시프트업의 기업가치에 대해 고평가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공모가 밴드 설정을 위한 비교군으로 일본 스퀘어에닉스, 사이버에이전트, 카도카와 등이 선정됐다. 이들은 일본에서 손꼽히는 대형 게임 개발사로 게임뿐만 아니라 광고, 미디어사업을 하며 매출 다변화를 이뤄낸 곳이다. 이 기업들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 숫자, 매출 규모 등에서 시프트업과 격차가 크다.

시프트업은 매출처가 텐센트향으로 편중되어있다. 주요 IP는 2개 가운데 하나인 '승리의 여신:니케'로 라이선싱 수수료가 주요 매출이다. 중국 텐센트 계열사 '프록시마 베타'로부터 나오는 매출 비중이 1분기 기준 전체 매출 비중의 97.6% 차지하고 있다. 신작의 매출 효과도 아직은 제한적이다. 패키지 게임인 스텔라 블레이드는 게임을 구매할 때만 수익이 발생해 이용자 유입이 필수다.

때문에 펄어비스, 크래트톤에 이어 IPO과정에서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공모가 잔혹사'를 반복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017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펄어비스는 상장 당시 '검은사막'에서만 매출이 발생했다. 2016년 기준 매출은 622억원, 영업이익은 455억원이었고 시가총액은 1조2428억원으로 평가받았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최상단이 정해졌지만 일반 청약에서는 0.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해 흥행에 실패한데다 시초가는 9만2700원으로 공모가(10만3000원)를 넘지 못했다. 신규 게임 출시 때마다 주가 상승이 발생하는 등 2021년 3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2021년4월 6만7000원으로 고꾸라지기 시작해 지난 4월에는 장중 최저가인 2만6600원을 기록했다. 이날 기준 4만4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21년 상장한 크래프톤 역시 8일10일 상장 당시 공모가(49만8000원)보다 낮은 45만4000원에 장을 마친 후 이틀 연속 약세를 보이며 공모가 커품론이 일기도 했다. 신작 '뉴스테이트' 부진으로 2022년 1월 20만원대로 떨어졌고 이날 기준 28만2000원 수준이다.

게임개발사 투자한 경험이 많은 한 VC관계자는 "1~2개의 주요 IP를 갖고 실적이 피크였을 때 상장한 게임개발사들은 펄어비스, 크래프톤을 비롯해 시장의 기대를 받아 한 번에 주가가 부스팅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라며 "주가 상승은 상장 후 최소한 1년 후에 신규 게임 출시, 해외 진출 등 성과와 기대가 있어야만 주가 변동이 있었기 때문에 니케만으로 상장에 나서는 시프트업의 밸류와 주가 상승에는 회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h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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