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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한동훈, 김 여사 문자 읽씹’ 논란…與 전대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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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김건희 여사 ‘사과 논의 문자’ 읽씹
元 “인간적 도리 아냐”, 羅 “판단력 미숙” 공세
韓은 “사적인 방식으로 정무적인 논의, 적절치 않아”


매경이코노미

왼쪽부터 윤상현 후보, 나경원 후보, 원희룡 후보, 한동훈 후보.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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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의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슈로 부상했다.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가 폭로로 얼룩진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돼 간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4일 CBS 김규완 논설실장은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논설실장은 원본 그대로가 아니라 ‘재구성’한 것이라면서 그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김 논설실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한 당시 비대위원장에게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몇 번이나 국민께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면서 “그럼에도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고 메세지를 보냈다.

김 논설실장은 “문제는 이 문자를 보낸 이후에 한 위원장이 이 문자를 흔한 말로 읽고 씹었다”면서 “여사가 굉장히 모욕감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한 후보는 해당 의혹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 후보는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는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다”면서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또 “왜 지금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한 후보와 함께 전당대회에 뛰어든 당권 주자들은 해당 의혹을 거론하며 공세를 폈다. 원희룡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영부인의 문자에 어떻게 답도 안 할 수가 있느냐”면서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절윤’이라는 세간의 평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나경원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 후보의 판단력이 미숙했고 경험 부족이 가져온 오판이었다”면서 “한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우리 당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집권 여당 전당대회가 대통령과의 친분 과시, 비방과 폭로로 얼룩진 진흙탕 싸움이 돼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당권 주자들은 대통령 탈당까지 거론하며 전당대회를 집안싸움으로 격화시켰다. 총선 참패를 딛고 당 쇄신을 이끌 대표를 뽑는다는 본래 목적은 잊힌 모양새다. 벌써 전당대회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원과 국민께서는 당과 후보들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모든 후보는 수준 높고 품격 있는 선의의 경쟁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 역시 한 후보를 비판하면서도 “더 이상 비방과 폭로전에 휩싸여서는 안 된다”면서 “다 같이 망하는 전당대회, 멈춰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8일 광주에서 첫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국민의힘은 이후 10일 부산에서 경남·부산·울산 합동연설회를, 12일 대구에서 대구·경북, 15일 천안에서 대전·세종·충북·충남, 17일 서울에서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를 차례로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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