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8 (월)

‘절윤’ 논란으로 번진 ‘읽씹’ 논란 [뉴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 "사적인 방식의 논의 부적절 판단"

나·원·윤 "인간적 도리 아냐" 비판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 논란이 파장을 낳고 있다. 4.10 총선 당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 보낸 김여사 문자 메시지를 한 위원장이 ‘읽씹’(읽고 답하지않음)했다는 의혹이 당대표 경선에 나선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논란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다른 당대표 후보들은 일제히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라며 한 후보를 몰아세웠다. 검찰 시절 윤 대통령 부부와 각별했던 한 후보가 ‘배신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총공세에 나선 것이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여사 메시지 ‘읽씹’ 논란은 지난 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CBS 김규완 논설실장이 ‘재구성’된 내용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김 논설실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당시 한 비대위원장에게 ‘디올백’ 수수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고 했는데 한 위원장이 읽고 아무런 응답을 보내지않았다는 것이다. 김 논설실장은 “여사가 굉장히 모욕감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논란에 한 후보는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다”고 했다. 김 여사 문자 메시지에는 응답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실에 김 여사 대국민 사과 필요성 등에 대해 전달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는 “왜 지금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면서도 “더 분란을 일으킬만한 추측이나 가정을 하지않겠다”고 했다. 자신을 겨냥해 ‘배신의 정치’ 공세를 펴고 있는 친윤(친윤석열 대통령) 세력을 의심하는 듯한 뉘앙스다.

세계일보

김규완 CBS 논설실장이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낸 문자 내용을 입수해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내용.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유튜브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른 당권 경쟁자들은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원희룡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총선 기간 가장 민감했던 이슈 중 하나에 대해 당과 한 위원장이 요구하는 것을 다 하겠다는 영부인의 문자에 어떻게 답도 안 할 수가 있느냐.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 대통령과 한 후보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주장했던 원 후보는 “세 분(윤 대통령 부부와 한 후보)사이 관계는 세상이 다 아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아 ‘절윤’이라는 세간의 평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원 후보는 “한 위원장이 그때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호응했다면 얼마든지 지혜로운 답을 찾을 수 있었고, 당이 그토록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인식으로 당대표가 된다면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보나마나”라고 했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가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서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나경원 후보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 후보의 판단력이 미숙했고, 경험 부족이 가져온 오판이었다”며 “한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우리 당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후보는 MBC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한 후보를 두고 왜 ‘절윤’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이해가 된다”며 “윤 대통령 부부와의 신뢰가 이토록 없다면 어떻게 당정관계를 이어가고,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