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 기자]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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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국 시장에 120억달러(약 17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판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의 매출 비중은 줄어 들었지만, 수출 금지 대상이 아닌 저사양 칩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반도체 컨설팅 업체 세미애널리시스를 인용, 엔비디아가 올해 100만개 이상의 'H20' 반도체를 중국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H20은 정부 규제를 피해 중국 수출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으로, 연산 능력은 엔비디아 주력 AI 칩인 'H100'의 5분의1 수준이다.

H20의 가격은 개당 1만2000~1만3000달러(약 1654만~1792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H20을 100만개 판매할 경우 120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는 지난해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올린 전체 매출 103억달러(약 14조원)를 넘어선다.

반면 엔비디아 공백을 틈타 중국 화웨이가 대안으로 개발한 '어센드 910B'의 올해 판매량은 55만개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H20은 910B보다 이론상으로는 성능이 더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메모리 성능이 좋아 중국인들이 더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쿠다'를 중심으로 한 GPU 생태계도 다른 칩을 사용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구매자들이 H20의 잠재적 경쟁력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냈다"라며 "중국에서 강력한 수요가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수출 규제 이후 엔비디아 매출에서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어들었다. 규제 이전인 2021년만 해도 매출 비중은 25% 이상이지만, 올해는 10%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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