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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英스타머 내각 발표…외교에 '오바마 친구', 첫 여성 재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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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출신 부총리…장관급 과반 여성

외교에 첫 영국 흑인 하버드 로스쿨 출신

그림자 내각 구성원 대부분 새 내각에 등용

뉴시스

[런던=AP/뉴시스] 키어 스타머 영국 신임 총리 겸 노동당 대표가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연설 중 미소 짓고 있다.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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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키어 스타머 신임 영국 총리 겸 노동당 대표가 새로 출범할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5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이날 안젤라 레이너(44)를 부총리 겸 균등발전·주거·지역사회부 장관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레이너 부총리는 맨체스터의 공공주택에서 나고 자란 흙수저 출신이다. 16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첫 아이를 낳았다. 당시 주변에서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출산 후 시간제 대학에 다니며 영국 수화와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과거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어렸을 땐 어머니가 글을 읽거나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책이 없었다"며, 조울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어린 시절부터 돌봐야 했다고 했다.

당 정치에 입문하기 전 간병인으로 일하다가, 곧 노동조합 대표로 추대됐다. 2015년 의회에 입성, 그림자 내각에서 교육과 여성평등 담당 장관 등을 맡았다. 스타머 총리가 2020년 노동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부대표를 맡아 왔다.

세 아들을 두고 있으며, 2017년엔 37세 나이로 할머니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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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 안젤라 레이너 신임 영국 부총리가 5일(현지시각) 런던 다우닝가에 도착하고 있다. 2024.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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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재무장관에는 레이철 리브스(45)가 임명됐다. 800년 역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이다.

런던 남부에서 자랐으며, 어렸을 적부터 승리욕이 강했다고 한다. 7살 때 아버지에게서 체스를 처음 배워 14세 이하 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력이 있다. 이후 옥스퍼드에 진학했다.

2010년 하원에 입성하기 전 영국중앙은행과 HBOS에서 경제학자로 근무했다.

2021년 5월 그림자 내각 재무장관에 취임,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재정적으로 책임감 있는 노동당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당을 '친노동자'이자 '친기업'이라고 묘사하는 등 정책적으로 보수당과 유사하다는 평도 있다. 앞서 한 강연에서 노동당이 1979년 보수당 마거릿 대처 총리가 집권했을 때와 비슷한 경제적 도전을 물려받을 것이라고 시사하기도 했다.

여동생 엘리 리브스도 노동당 의원이다.

리브스 장관은 인선 발표 후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내 인생의 영광"이라며 "노동당의 사명이었던 경제 성장은 이제 국가적 사명이 됐다"고 밝혔다.

첫 여성 재무장관을 맡은 데 "역사적 책임감이 뒤따른다"며 "모든 소녀와 여성들은 자신의 야망에 한계가 없다는 걸 보여주자"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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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신임 재무장관이 5일(현지시각) 런던 다우닝가에 도착하고 있다. 2024.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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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엔 데이비드 래미(51), 내각부 장관엔 팻 맥패든이 임명됐다.

래미 장관은 영국인 최초로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한 흑인으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친구로 알려져 있다. 2000년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 하원의원을 지냈다.

런던 출신으로 남미 가이아나 출신 부모 사이에서 4남매 중 한 명으로 태어났다. 10살 때 장학금을 받아 피터버러의 킹스 스쿨에 입학했다.

2002년부터 토니 블레어, 고든 브라운 전 총리 밑에서 의회 차관 등 다양한 직책을 맡았다. 2010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패배한 뒤 그림자 내각에서 역할을 제안받았지만, 사회적·인종적 정의 관련 활동에 매진하겠다며 고사했다.

2020년 스타머 총리가 노동당 대표가 되자 그림자 내각 법무장관에 임명됐으며, 다음해 외교장관을 맡았다.

지난 4월 발간된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긴장된 EU와 관계를 재건하는 데 주력할 것이며, 최우선 과제는 우크라이나 지원이라고 밝혔었다.

BBC 인터뷰에선 가자지구 관련 "즉각적인 휴전을 원하며, 바이든이 휴전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외교적으로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또 "두 국가 해법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진전을 위한 명확한 경로를 가져야 한다"고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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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신임 외교장관이 5일(현지시각) 런던 다우닝가를 나서고 있다. 2024.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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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머 총리는 이벳 쿠퍼 내무 장관, 존 힐리 국방장관, 샤바나 마무드 법무장관도 임명했다. 보건부 장관에는 웨스 스트리팅, 교육부 장관엔 브리지트 필립슨, 에너지부 장관엔 에드 밀리밴드가 임명됐다.

현재까지 발표된 장관급 인선 21명 중 11명이 여성이다.

대부분 그림자 내각 일원이기도 하다. 문화부 장관은 탱엄 더보네어 그림자 내각 장관이 낙선하면서 대체됐다. 가디언은 "역대 가장 지루한 개각"이라며 "사실상 개각이 아니다. 직함에서 '그림자'를 떼어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실시된 영국 총선에서 의석 1석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노동당이 650석 중 412석을 획득해 대압승했다. 집권 보수당은 121석 확보에 그쳤다.

보수당 대표인 리시 수낵 전 총리는 이날 사임, 스타머 대표가 찰스 3세 국왕 인가를 받아 신임 총리에 올랐다. 14년 만의 정권 교체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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