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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주가 467% 오른 日 반도체 회사…"시총 1000억달러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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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3대 강자' 르네사스

올해만 주가 32%↑ 5년간 467%↑

은행가 출신 CEO, 10년간 사업 재편·M&A 공들여

日 의존도 낮추고 해외서 영업력 확장

반도체 산업 부활을 노리는 일본에서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의 상승세가 무섭다. 2003년 일본 정부 주도로 야심 차게 설립, 초기에는 승승장구했으나 대지진과 불황 여파로 주저앉은 회사가 최근 반도체 열풍을 타고 다시 상승세다. 지난 10여년간 은행가 출신의 시바타 히데토시 최고경영자(CEO)가 실시한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이 결실이 거두며 지금은 시가총액 1000억달러(약 137조8000억원)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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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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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타 CEO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르네사스의 시가총액을 현재 350억달러에서 2030년 1000억달러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2013년 르네사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들어온 뒤 2019년부터 회사 CEO를 맡은 그는 "(르네사스가) 진짜 세계적인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일본에서 주요 플레이어가 되는 건 무의미하다"며 "이를 반드시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르네사스 주가는 올해 상반기에만 32% 올랐다. 르네사스는 설립 초기 일본의 반도체 산업 호황기를 지내며 주가가 2003년 10월 9000엔(약 7만7000원)을 넘어섰으나 이후 내림세를 걸으며 2009년 400엔대까지 떨어졌고, 2012년에는 200엔대로 저점을 찍었다. 이후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못하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반도체 산업이 주목받던 2020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시작해 이달 4일 현재 3200엔선을 넘어섰다. 르네사스의 주가는 5년 새 467%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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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르네사스의 회복을 만든 것이 시바타 CEO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르네사스에 입사한 시점이 바로 회사의 주가가 바닥을 친 직후인 2013년이었다. 도쿄대-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 출신인 그는 메릴린치 은행가를 거쳐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 투자 담당 임원을 맡던 중 르네사스의 상황을 알게 됐고, 이직을 결심했다고 한다.

만성 적자에 사실상 망해가는 르네사스에 입사한 시바타 CEO는 당시 CFO로 대규모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에 나섰다. 본래 히타치, NEC, 미쓰비시 등 일본의 3대 기업 반도체 부문을 통합한 르네사스는 각종 사업 부문을 떠안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이를 간결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르네사스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 집중했다. 그 결과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온과 함께 3대 회사로 꼽힐 정도로 시장력을 확보했다.

기존 사업 부문을 정리한 시바타 CEO는 해외 기업을 인수하며 기술력을 확보하고 해외 시장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티그레이티드디바이스테크놀로지, 영국 다이아로그세미컨덕터, 미국 인터실코퍼레이션 등을 인수하며 기술력을 확보했다. 또 올해에는 호주 소프트웨어 회사인 알티엄을 6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시바타 CEO는 자국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르네사스 전체 매출 가운데 일본 비중은 2016년 44%에서 지난해 26%로 내려갔다. 반면 이 기간 아시아, 유럽, 북미 등 해외 매출 비중은 모두 확대됐다.

르네사스가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인도다. 현시점에서 인도의 비중은 적은 편이지만 2030년까지 인도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을 최소 1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르네사스는 2025년까지 인도 직원 수를 20배 늘려 1000명까지 배치할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르네사스의 이러한 성장은 일본이 세계 4위 경제 대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만들려는 공격적인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반도체와 첨단 기술 개발에 총 4조엔을 투입키로 했는데, 르네사스도 반도체 공장 생산량 확대에 정부 지원금 159억엔을 받기로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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