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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英 최초 여성 재무장관 탄생···“모든 여성 야망에 한계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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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노동당 내각,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

옥스퍼드대·영란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

불어나는 정부 빚 등 과제 산적 지적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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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 신임 영국 총리가 5일(현지 시간) 재무·외무·내무장관 등 내각 인사를 발표했다. 보수당이 물가, 복지 등 민생 사안에서 낙제점을 받으면서 14년 만에 노동당으로 정권을 넘겨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신임 노동당 내각에서는 영국 최초로 여성 재무장관의 탄생을 알리게 됐다. 영란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그가 추락하는 영국의 경제성장률을 다시 끌어 올리는 등 처리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평가가 많다.

가디언·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타머 신임 총리는 새 정부의 재무장관으로 레이철 리브스(45)를 임명했다. 영국에서 재무장관에 여성이 임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브스 장관은 1979년생으로 런던 외곽지역에서 자랐으며 지역 공립학교에 다녔다. 스스로 ‘괴짜’였다고 소개하는 그는 14살에 체스 전국 챔피언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후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철학, 경제학을 공부했고 졸업 후 영란은행 이코노미스트로 6년 간 일했다. HBOS 등 민간 은행에서 경력을 더 쌓은 뒤 2010년 처음으로 의회 진출에 성공한다.

그는 어릴 적부터 유리 천장을 깨는데 데 큰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재무장관 임명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제 인생의 영광”이라면서 “이 글을 읽는 모든 젊은 소녀와 여성에게, 오늘은 여러분의 야망에 한계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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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영국의 살림살이를 책임져야 할 그는 난이도 높은 과제들을 풀어 나가야한 평가가 많다. 대표적인 부분이 부채 문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나기 시작하던 영국의 정부 빚은 현재 GDP 대비 96.5%로 196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가라앉은 경제성장률을 개선하는 것도 그의 과제다. 영국 의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영국의 GDP는 2019년 대비 1.7% 성장에 그친다. 이는 같은 기간 3.4%의 ‘유로존’(유로화 통화국) 성장률 대비로는 절반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영국의 경제성장률을 0.5% 수준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은 저조한데 물가는 치솟아 근로자들이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물가를 상쇄할 만큼 임금이 오르지 않아 실질 임금은 사실상 뒷걸음질이라는 평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영국의 실질임금 성장률은 2010년대 0% 수준”이라면서 “2023년 중반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임금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리브스 장관의 경제 철학은 경제 안보와 노동자들의 재정 안정성을 강조하는 ‘시큐로노믹스’(securonomics)로 알려진다. 리브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제 1순위 공약은 경제에 안정을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각의 부총리로 앤절라 레이너(44) 노동당 부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외무장관에는 가이아나 이민 빈곤 가정 출신인 데이비드 래미(51)가 임명됐다. 내무장관은 이베트 쿠퍼(55)가 맡게 됐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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