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누세이라트 소재 유엔 학교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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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 약 7000여 명이 있던 누세이라트 피란민 보호소에 폭격을 가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 전쟁 9개월 동안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 기류도 달라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미국이 제시한 6주 휴전안을 받아들이고, ‘이스라엘의 종전 노력’ 조건을 빼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의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학교 건물이 공격받아 최소 16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공보실은 학교 건물 일대에 약 7000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었으며, 사망자 대다수는 어린이와 여성, 노인이라고 전했다. 이 건물은 원래 학교로 쓰이다가 유엔이 피란민 보호소로 개조한 곳으로 알려졌다.

누세이라트 주민들은 이스라엘이 공격 전 사전 경고 메시지도 공표하지 않았다고 했다. 여성인 사마 아부 암샤는 “미사일이 떨어진 학교에 있던 일부 아이들은 교실에서 코란(이슬람 경전)을 읽고 있다가 죽었다”며 “이스라엘이 경고 없이 학교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테러범을 겨냥해 공격한 것이며,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는 조치를 사전에 취했다고 해명했다.

가자지구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하마스와 이집트 관리들을 인용해 하마스가 미국이 제시한 1단계 협상안에 초기 승인을 내렸다고 전했다.

협상안에는 그간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수개월 동안 승강이를 벌인 조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은 전쟁을 완전히 종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자신들의 핵심 요구 사항을 철회했다. 대신 협상안에는 이스라엘군 여성 인질도 풀려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밖에 ‘완전한 6주 휴전’, ‘가자지구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철수’, ‘가자지구 북부 출신 피란민들의 귀향 허용’ 등이 휴전안에 담겼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하마스와 이집트 관리는 1단계 협상안을 실행하는 동안 하마스와 이스라엘, 중재국들이 군인과 남성을 포함해 풀려나지 못한 나머지 인질을 석방하는 2단계 협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3단계 협상안에는 사망한 인질을 포함한 모든 인질을 이스라엘로 돌려보내고, 수년간 재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조건을 넣을 계획이다.

이스라엘도 열린 마음으로 협상안을 검토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4일 협상단 파견을 승인했고, 이튿날 협상단은 카타르 도하에서 중재국 카타르 측과 휴전안을 논의했다. 이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여전히 간극이 있다”면서도 “다음 주 협상단이 회담을 계속하기 위해 도하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국내외에서 휴전 압박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군 지도부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충돌을 피하고, 군비 재충전을 위해 휴전이 필요하다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며 휴전 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 두 정상의 통화 후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꽤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영구 휴전’ 조건은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하마스 관리는 1단계 협상안이 발효되면 영구 휴전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이스라엘 측의 서면 보장을 원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궤멸하고, 인질을 모두 돌려보낼 때까지 휴전은 해도 종전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견지하고 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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