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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글로벌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하반기 금융시장 전망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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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02.22.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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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ECB(유럽중앙은행) 등 주요국을 시작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정책 금리 인하가 전망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면서 금리 인하 환경이 마련된 가운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다.

정부와 여당 등에서 금리 인하 의견이 나온 가운데 금통위의 선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9월 미국이 금리를 낮춘다는 가정에서 8월 인하설과 10월 인하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양측 주장은 성장과 물가, 한·미 금리 역전 차 영향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100)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지난해 7월(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4월(2.9%), 5월(2.7%)에 이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 중이다.

식료품과 에너지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는 110.95(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112.56으로 2.0%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8% 상승했다.

물가 상승세가 더뎌지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월 금통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트렌드가 잘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한 상황이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예상이 짙어지면서 주요국들은 너도나도 금리 인하에 나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다. 연초 스위스와 스웨덴이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지난달에는 캐나다와 ECB가 금리를 낮췄다. 영란은행의 8월 금리 예상도 높아졌다.

실제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점도표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횟수가 기존 3회에서 1회로 축소됐지만 시장의 1~2회 인하 기대는 여전하다. 5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가 전년 동기 2.6%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시장의 9월 인하 예상은 70%를 넘어섰다.

물가 안정세가 확인되고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차 짙어지면서 한은이 굳이 고금리를 고집할 필요성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반해 한은이 기준 금리를 낮춰 내수를 끌어 올려야 한다는 책임론은 힘을 받고 있다.

정부와 여당에서도 연일 금리 인하를 강조하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실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금리 인하가 가능한 환경으로 바뀌어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갈 부분이 있다"고 했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되면 인하 논의를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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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12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 5.25~5.50% 수준을 유지했다. 연준은 올해 말 금리 수준을 5.1%로 전망하고 연내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3회에서 1회로 조정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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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한은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낮출 것이란 의견과 이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맞서고 있다.

10월 인하설에 대한 근거로는 선제적으로 내렸다간 한미 금리 역전 차 확대로 자금 이탈 우려가 높아진다는 점이 꼽힌다. 준기축통화인 유로화와 달리 선제적 인하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인 1400원대로 올라설 우려도 높다.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본다. 인공지능(AI) 확대에 따른 반도체 경기 호전에 수출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최근 정부는 종전 2.2%에서 2.6%로 높였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5%를 예상했다.

SC제일은행은 '한국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한은이 미국에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다는 이유로 "금통위가 4분기 금리를 낮출 것"이라며 "한국 경제 성장세 개선은 금리를 시급하게 인하해야 할 필요성을 낮춘다"고 봤다.

노무라증권도 한은의 첫 번째 인하 시점이 10월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물가 3분기 2.3%, 4분기 2.1%로 더 둔화될 것"이라며 "이번 금통위에서 일부 비둘기파적 조정이 정책 성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반면, 한은이 금리 판단에 내수 부진을 우선시하면서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3.1%)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 둔화와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할 때 이달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고, 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8월과 11월 인하를 예상한다"면서 "7월 금통위에서는 GDP(국내총생산)가 잘 나왔지만, 내수와 설비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긴축의 강도를 느슨하게 해서 중립적인 통화 정책 의견 제시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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