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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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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안전 위협 '한강공원 자라니'…매년 사고 100여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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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충돌 사고 증가 추세

보행로 분리 추진 등 추진

주행속도 제한 필요 지적

"지나갑니다. 비키세요!"
지난 주말 서울 마포구 한강공원에선 로드바이크 운전자가 양방향 자전거 도로의 중앙선을 수시로 넘나들며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따릉이 한 대는 충돌을 피하려고 황급히 보행로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자전거 도로를 가로질러 가던 시민들과 시속 20㎞가 넘는 로드바이크와 부딪칠 뻔한 아찔한 순간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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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한강공원에서 자전거 한대가 자전거 도로 중앙선을 밟으며 주행하고 있다. [사진=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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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강공원이 과속하며 달리는 이른바 ''자라니(자전거+고라니)' 출몰에 몸살을 앓고 있다. 매년 100여건이 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자전거 주행속도 제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한강공원에서는 연평균 106건의 자전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94건, 2021년 106건, 2022년 107건, 2023년 116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사고 유형별로는 지난해 기준 자전거 운전자의 운전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가 4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전거 간 충돌 사고가 42건, 사람과 자전거 충돌 사고가 8건을 기록했다.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와 자전거 간의 충돌 사고는 2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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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해 11월 '한강공원 자전거도로 종합개선'을 발표하고, 과속 주행 사고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자전거 과속을 탐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CCTV를 설치하고, 전광판에 주행 속도를 표출하고 과속 시 안전 운전 계도 방송이 나오는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 시스템은 33개로, 내년까지 7개가 추가될 예정이다.

또한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 분리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차선과 시선 유도봉으로만 구분돼 있던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를 녹지대로 분리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식이다. 한강공원의 총 자전거 도로 길이는 78㎞로, 이 중 보행로와 분리된 구간은 40.2㎞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완전 분리 구간을 10.6㎞ 더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해당 조치들은 계도 차원이라 자전거 과속을 원천적으로 막아내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자전거도로 속도를 20㎞로 제한하도록 정부에 건의했으나 도로교통법 개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자전거는 자동차와 달리 번호판이 없어 단속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현재 보행자 우선 도로의 경우 차량 통행 속도를 시속 20㎞로 제한한다. 이 속도에서 차와 사람이 부딪힐 경우 사망에 이를 확률이 현저히 낮다"며 "자전거 주행 속도를 낮추면 사고 피해 감소에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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