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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아리셀 공장 이전에도 화재 4번... 경찰 “제품 불량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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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단이 지난달 25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하기 위해 투입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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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달 24일 경기 화성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는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제품 때문에 발화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화재 이전에도 최근 3년 동안 이 공장에서는 화재사고 4건이 발생했으나 더 큰 사고를 막지 못하는 등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8일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에서는 2021년 2건, 2022년 1건, 2024년 1건 등 화재가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올해 1건은 이번 화재 이틀전인 6월 22일에 발생한 것으로 당시 근무자 등이 증언한 사고이다.

김종민 수사본부장(광역수사단장)은 “이번에 폭발과 화재가 발생한 리튬 전지는 출력과 위험성이 높은데 제조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공정부터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전체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한편 당시 보안카메라(CCTV) 영상 분석, 전문가의 자문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리튬 1차 전지는 리튬 원료에 분리막을 말아서 만드는 형태로, 밀도가 높아 분리막이 손상되면 발열과 폭발 등 열폭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제조 공정에서 엄격하게 안전을 관리해야 하고, 연쇄 폭발을 막기 위해 분리 보관이 필요하다. 아리셀이 제조에 사용하는 분리막은 중국산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당시 화재가 발생한 공장 3동 2층에서는 리튬 배터리가 사실상 완성품 상태에서 출력이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하는 전압 검사, 겉면 테이프 포장과 생산일자 표기 등의 후속 작업을 위해 대기중인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제품에 대한 외부 충격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제품 자체의 불량이거나, 검수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3년간 발생한 4건의 사고보다 피해가 컸던 이유에 대해서는 보관 방식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대량의 제품을 한곳에 쌓아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리셀은 화재가 4차례나 발생했기에 이전부터 누적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보안카메라 분석 등을 통해 당시 공장 3동에는 근무자 43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3명은 사망하고, 부상자 8명을 포함한 20명은 탈출을 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3동 2층 한쪽 부근에서 사망자가 많았는데 리튬 배터리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있었는지 등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리셀과 메이셀 관계자 등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한 상태이다. 아리셀 박순관 대표는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고용부는 아리셀의 불법 파견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아리셀 근무자와 원료 공급업체 관계자 등 모두 65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다만 입건한 업체 관계자에 대한 조사는 발화 원인, 제조 공정과 안전관리 문제 등에 대한 기초 조사를 마무리한 이후에 진행할 방침이다.

[수원=권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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