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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든 인증샷에 경찰 40명 출동…'장난 예고글' 10·20대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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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림역 인근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이 일어난 현장에 사망한 20대 A씨를 추모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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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역 등지에서 잇따른 무차별 흉기 난동을 흉내 내며 장난삼아 협박성 게시글을 올린 이들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9단독 전희숙 판사는 특수협박·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현역 장병 A씨(21)에게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군(18)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7일 광주의 한 도로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촬영한 사진과 함께 '12시 30분 국민은행사거리 칼부림'이라는 협박성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 불특정 다수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실제 행동에 옮기지 않을 흉기 난동 예고성 글을 게시, 신고받은 경찰관 40여명이 긴급 배치되는 등 경찰력의 정당한 직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에는 같은 해 7월과 8월 사이 서울 신림역과 성남 서현역 일대에서 발생한 무차별 흉기 난동이 잇따르며 국민적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이들은 이륜차 배달원으로 일하며 서로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범행 당일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관련 CCTV 영상과 관련 게시글을 5차례 본 직후 A씨에게 찾아가 장난삼아 흉기를 든 채 사진을 촬영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군이 미리 챙겨간 흉기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줬고, B군의 인적 사항과 해당 사진, 흉기 난동 예고성 글을 자신의 SNS 계정에 게시했다.

범행 직후 수사에 나선 경찰로부터 연락받은 B군은 흉기를 황급히 아파트 단지 화단에 버리기도 했다.

재판장은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된 시점에 칼부림을 예고해 협박하는 모방 범행을 저질러 불특정 다수를 협박하고 다수 경찰관이 출동해 낭비된 공권력이 매우 커 죄책이 무겁다"며 "A씨가 범행 자체는 인정·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예고한 범행을 실행할 의사 또는 계획이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B군에 대해서는 "범행 당시 만 17세로 아직 소년으로 인격이 형성돼 가는 과정이어서 진지한 반성·교화를 통해 뉘우칠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소년 보호 처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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