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영국 신임 총리가 취임 직후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7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각각 전화 통화를 하고, 가자전쟁 휴전을 촉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첫 국제 무대 데뷔는 9~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될 전망이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가자전쟁에 대해 '휴전의 명확하고 시급한 필요성'과 함께 인질 송환, 가자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즉각적인 확대를 강조했다. 또한 그는 종전 후 가자 통치를 PA에 맡기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주권을 인정하는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위해 장기적인 조건을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잇단 충돌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양측의 신중한 행동을 촉구했다.

아바스 수반과의 통화에서는 현재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극심한 인명 피해와 고통을 언급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의 국제적 합법성 보장'과 관련해서는 평화 프로세스에 기여하겠다는 자신의 오랜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이는 "부인할 수 없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이번 통화는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부 장관이 전날 "이스라엘과 가자 문제에서 더욱 균형 있는 입장을 택할 것"이라고 말한 다음 날 이뤄졌다.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지난 4일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무슬림 인구가 많은 선거구에서는 친팔레스타인 무당파 후보에게 많은 표를 내줬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허가 지속에 대한 합법성 평가와 유엔의 팔레스타인 난민 자금 지원 재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에 대한 입장 등 가자전쟁과 관련해 노동당 정부의 정책이 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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