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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어린이병원도 폭격’ 러 공습에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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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최소 30명 이상 추정

민간인 피해 문제 다룰 예정

경향신문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아파트, 차량 옆에 현지 주민들이 서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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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명 사망자를 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병원 공습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오는 9일(미 동부시간) 긴급회의를 연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강화하는 새로운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회의는 영국, 프랑스, 에콰도르, 슬로베니아, 미국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보도에 따르면 안보리는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 측 공격에 따른 민간인 피해 등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 대사는 “우리는 러시아의 비겁하고 타락한 병원 공격을 규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이 미사일 40여발을 발사해 키이우·드니프로·크리비리흐·슬로우얀스크·크라마토르스크 등 5개 도시의 아파트와 사회기반시설 등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키이우에 있는 어린이병원도 폭격을 당해 사람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매몰됐다고 했다.

이날 공습은 미국 워싱턴에서 9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37명이 숨지고 17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폭격당한 오크흐마트디트 어린이병원은 키이우에서 가장 큰 소아병원으로, 소아암 환자 등 중증 질환을 치료하는 곳이다. 이번 공격으로 수술실은 물론, 2층 건물 일부가 완전히 무너졌다. 병원 직원은 AFP통신에 “정맥주사를 맞고 있던 어린이 환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미친 듯이 벙커로 돌진했다”고 공습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던 안드리 마가레프스카(9)의 엄마 올레나는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얼마 후 러시아의 공대지 순항미사일이 병원 건물 위로 날아들자, 아들을 지키기 위해 그 위로 몸을 던졌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그는 “큰 폭발음이 들렸고 나와 내 남편은 둘 다 안드리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며 “창문이 모두 깨졌고, 우리는 공격이 또 발생하거나 잔해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 베개로 아들을 감쌌다”고 했다.

일부 어린이들은 몸에 링거 바늘을 꽂은 채 먼지가 피어오른 거리로 몸을 피했다. 스비틀라나 크라브첸코(33)는 태어난 지 두 달 된 신생아 아들을 잔해와 먼지로부터 보호하는 동시에 “아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옷으로 그를 덮으려 했다”고 말했다. 불안에 벌벌 떨며 아이들을 꽉 껴안는 부모들 모습도 현장에서 포착됐다. 오크흐마트디트 병원 외 키이우 시내 다른 산부인과 병원 등도 폭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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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을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오크흐마트티트 어린이 병원 부지에서 폴리나(10)가 여동생 마리나(3)를 돌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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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습 이후 “동맹국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도시와 민간인을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대공방어를 강화하는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소아병원을 대상으로 한 공격은 특히 충격적”이라며 “이런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 어린이병원의 중환자실과 투석실도 파괴됐다”며 “희생자 중에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아픈 아이들까지 포함돼 있다”고 했다.

러시아 측은 이번 공습이 우크라이나 방위산업체, 군 항공 기지를 겨냥한 것이었으며, 광범위한 피해는 우크라이나 방공 시스템 탓이라고 주장했다고 AP는 보도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민간인 수천 명이 사망했는데도 내내 민간인을 표적 삼은 적이 없다고 밝혀 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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