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美 정부로부터 이례적 환대 받아
佛 정치 불안에 英과 협력할 필요성 커져
키어 스타머 신임 영국 총리가 8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를 방문해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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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8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0일 스타머 총리와 백악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영국 하원의원 총선거는 지난 4일 치러졌고 이튿날 노동당의 승리가 확정되며 스타머 총리가 취임했다. 그로부터 불과 사흘 만에 백악관의 초청장을 받아든 것이다.
이는 9∼11일 워싱턴에서 나토 창립 75주년 기념 정상회의가 열려 스타머 총리가 참석하는 것이 계기로 작용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나토 회원국들보다 영국을 특별히 우대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나토 정상회의 기간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따로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 정상급 인사는 현재로선 스타머 총리가 유일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가 속한 민주당과 색채가 비슷한 노동당 출신 총리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미 정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10년부터 14년간 영국 정권을 잡은 보수당 내각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 전임자인 리시 수낵 전 총리의 경우 2022년 10월 취임 후 8개월가량 지난 2023년 6월에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었다. 그보다 앞선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아예 백악관 초청을 받지 못했다. 채 2개월도 재직하지 못하고 단명하기도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그를 싫어한 것이 근본적인 이유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9월 당시 트러스 총리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에도 그를 백악관으로 초청하지 않았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이후 북아일랜드에 대한 보수당 내각의 정책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란 해석이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세기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자의 후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기념행사 도중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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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이 영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나선 것은 최근 프랑스 정국이 혼란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나란히 핵무기 보유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프랑스는 나토를 이끄는 ‘빅3‘로 꼽힌다. 그런데 프랑스는 최근 총선에서 집권당이 원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1당으로 올라선 좌파 성향 신인민전선(NFP)에서 총리가 배출된다면 여당 소속 대통령과 야당 소속 총리가 공존하는 동거정부(cohabitation)가 출범한다. 이 경우 임기가 3년가량 남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외교·국방 분야에서 정책을 추진할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으로선 니토의 주요 현안과 관련해 프랑스 말고 영국과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실제로 백악관은 미·영 양국을 ‘특수관계’(special relationship)라고 부르며 영국인의 마음을 붙드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번 미·영 정상회담의 의제에 관해 백악관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지원부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이란의 핵무기 개발 차단까지 국제사회 모든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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