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분산형 임상시험(DCT)이 신약 개발의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떠올랐습니다. 임상연구 일부를 병원이 아닌 환자 집에서 수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대두되고 있죠. 25년간 쌓아온 임상 데이터에 인공지능(AI) 솔루션을 더해 신약 성공률을 더욱 높이겠습니다."
안쏘니 코스텔로 메디데이터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DCT의 확장성과 원격 기기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999년에 설립된 메디데이터는 임상시험과 관련된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그는 "정보 수집 범위를 환자의 일상생활로 확장하면 신약에 대한 제약사들의 이해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며 "언젠가 모든 임상시험이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DCT란 디지털 솔루션을 기반으로 환자가 집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의료기관에서 하는 전통 방식과 DCT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는 환자들의 부담을 줄여줌과 동시에 제약사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코스텔로 CEO는 "환자의 전자화된 의무 기록, 과거 질병 이력, 이전 엑스레이 촬영 내용, 웨어러블 센서 결괏값 등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한 뒤 AI로 분석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환자가 임상시험 경과를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이프로(ePRO)'등이 주요 서비스"라고 말했다.
임상시험 IT 분야 1위인 메디데이터는 3만3000여 건의 글로벌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신약의 73%가 메디데이터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발됐다. 현재 빅파마 상위 20곳 중 19곳이 주요 고객사다. 신약 개발에 있어 시간과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단계가 임상연구인데, 메디데이터가 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한 덕분이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대부분 환자는 신약 투여를 기대하지만 무작위 배정에서 대조군으로 분류되면 신약이 아닌 위약을 받는다. 코스텔로 CEO는 "AI를 기반으로 합성대조군을 만들면 실제 신약을 투여받는 환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희귀 질환도 합성대조군을 통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선 임상연구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관련 규제도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는 곳인 만큼 환자와 의료기관이 첨단 디지털 기기를 보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보건당국이 독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시장에서 이미 자리 잡은 DCT의 경우 한국에선 극히 일부만 수행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 기관인 클리니컬 트라이얼 아레나에 따르면 한국의 DCT 비율은 4%로 영국과 호주, 캐나다, 폴란드, 미국 등의 절반 이하다. DCT 관련 가이드라인도 현재 부재한 상황이다.
코스텔로 CEO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이미 수용한 신기술을 한국 규제당국이 더디게 받아들이고 있는 점은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서울이 다국가 임상시험의 중추라는 점에서 해외 사례와 동일한 수준의 작업이 수행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심희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