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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신생아 특례대출·노후주택 규제완화 효과 기대했는데… 집값 반등 속도 느린 ‘노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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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집값이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른바 ‘노도강’으로 불리는 노원·도봉·강북구는 이 같은 상승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직주근접 입지가 아니고, 신혼부부 선호도도 떨어져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비즈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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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 올라 1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노원(0.08%), 도봉(0.02%), 강북(0.07%)구도 모두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누적 변동률은 각각 노원, 도봉, 강북이 각각 –0.37%, -0.84%, -0.43%를 기록했다. 서울 자치구 중 올해 누적 변동률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노도강을 제외하면 구로(-0.01%)뿐이다.

실제로 노도강이 호황을 누렸던 2022년과 비교하면 실거래가가 하락한 단지들이 적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중계동 ‘청구3차’ 전용 84㎡는 지난달 1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2022년 1월 13억7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진 것을 고려하면 2억3000만원 하락했다.

도봉구 창동 ‘북한산 아이파크’는 전용 84㎡가 지난달 7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2022년에는 9억4000만원에 거래돼 1억4500만원가량 하락했다. 강북구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 1단지’ 전용 84㎡는 지난 3월 7억9000만원에 거래돼 2022년 4월 기록한 실거래가 9억6000만원 대비 가격이 1억7000만원 하락했다.

노도강은 노후 가구가 많고 서울에서는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저렴해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다. 매매가와 전세 보증금 차액이 크지 않아 이른바 ‘영끌족’들의 갭투자를 목적으로 한 투자 수요가 한때 몰리기도 했다.

또 올해 신생아 특례대출 정책이 실시되고, 정부가 노후아파트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면서 실수요와 투자수요 모두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예상보다 효과가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신혼부부들이 노후 아파트를 선호하지 않는 데다 광화문, 여의도 등 직장이 있는 지역 접근성이 떨어져 오히려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보다도 신생아 특례대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신혼부부인 30대, 40대들이 낡은 재건축 예정단지를 선호하지 않는다. 대부분 신축·준신축을 선호해 신생아 특례대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재건축 분담금도 올라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어 ‘몸테크(노후 주택을 매입해 직접 살면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시세차익을 얻는 재테크)’ 수요도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김은선 직방 데이터랩실 리드는 “올해 초 저리 대출 정책 상품들을 활용해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있었지만, 신혼 주거지로는 한강변 라인 등이 주목받으면서 노도강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강남, 광화문, 여의도 등 기업들이 몰려있는 전통적인 도심지역과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입지라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최근 분위기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방재혁 기자(rhi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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