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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접으니, 실시간 통역 더 세졌다…AI 품은 갤럭시 폴더블폰 위력 [갤럭시 언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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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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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스마트폰 화면을 접어야 하는가. 폴더블(접는) 폰의 근본적 질문이 인공지능(AI)을 만나 답을 얻었다. 폴더블 폰이 AI를 만나니 대화시 각 언어의 통역 자막을 보여주는 ‘쌍방향 프롬프터’가 되고, 외국어 원문과 AI 요약·번역본을 화면 좌우에 나란히 보여주는 듀얼 모니터 역할도 한다.

10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한 갤럭시Z 폴드6와 갤럭시Z 플립6의 AI 기능들이다. 애플보다 앞서 가로·세로로 접는 스마트폰을 내놓은 이 시장 ‘퍼스트 무버’ 삼성은 폼팩터(기기 형태)에 걸맞은 AI 기능을 결합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시너지로 혁신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끊김 없이 외국어 대화 통역하는 폴더블 AI



‘최초의 폴더블 AI 폰’을 표방한 갤럭시Z 폴드6·플립6의 기능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AI 통역 ‘대화 모드’였다. 폴드6·플립6을 ‘ㄴ’자 형태로 접고 외국인과 마주보며 대화하면, 앞뒤 화면에서 동시에 각자의 언어로 통역된 자막이 보여진다. 내가 말한 한국어는 외국어로 상대방이 보는 화면에, 상대가 말한 외국어는 한국어로 내가 보는 화면에 뜬다.

AI 실시간 통역은 지난 1월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S24 시리즈에도 적용됐지만, 대화하는 두 사람이 한 화면을 머리 맞대고 들여다보며 통역된 내용을 중간에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화면이 2개인 폴더블 폰을 사용하니 각자 통역 프롬프터를 1대씩 놓은 것처럼 끊김 없는 대화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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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Z폴드6의 AI 기능. AI가 문서를 요약한 내용을 화면 오른쪽에 띄워준다. 파리(프랑스)=심서현 기자



화면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인 AI 기능은 더 있다. 실시간 통역 ‘듣기 모드’는 들리는 외국어 음성을 실시간으로 원문·한글 스크립트로 바꿔 화면에 띄워준다. 폴더블 폰의 넓게 펼친 화면을 자막용 모니터처럼 사용할 수 있어, 외국어 강연이나 수업을 들을 때 유용하다. 삼성 노트에 추가된 ‘AI 요약’ 기능은 화면을 자동 분할해 왼편은 원문, 오른쪽은 AI 요약본을 보여준다. 업무용 AI 기능이 대부분 통역·요약 같은 변환·비교 형식인데, 이를 분할한 화면에서 한눈에 보며 업무 효율 높일 수 있다.

PDF 파일을 형식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 번역해주는 ‘PDF 오버레이’는 몇몇 AI 번역 앱에서 유료로 제공하는데 갤럭시의 폴더블 AI폰에서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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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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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Z 플립6는 휴대폰을 ‘ㄴ’자로 접어 내려놓으면 거치대 없이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자동 줌’ 기능은 여기에 착안한 AI 카메라 기능이다. AI가 인물 등 피사체를 인식해 주변 풍경과 맞는 최적의 구도가 되도록 사진 배율을 자동 조정한다. 이외에도 플립6의 커버 화면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생성 AI 기능, 인물 사진을 3차원 캐릭터나 특정 화풍으로 바꿔주는 ‘인물 사진 스튜디오’ 기능도 적용됐다.



AI로 ‘존재 이유’ 제대로 찾은 Z 시리즈



삼성전자는 2019년 갤럭시 폴드를 내놓은 이후 줄곧 폴더블 폰 세계 1위를 지켰지만,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중국 내 소비를 기반으로 지난 1분기 폴더블 판매량 1위에 오른 화웨이는 최근 ‘두 번 접는 3단 폴더블 폰’ 기술을 이미 보유했다며 출시 계획을 은연 중에 드러냈고, 구글도 다음 달 자체 폴더블 폰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 가운데 삼성이 폴더블 하드웨어에 걸맞은 AI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며 ‘무엇을 위해 접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먼저 답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발표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한층 더 발전한 갤럭시 AI와 최적화된 폴더블 폼팩터는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름·무게·배터리 잡고, AI 전반 개선



폴더블 폰의 3대 과제인 주름과 무게, 배터리는 강화됐다. 폴드6와 플립6 모두 접을 때 양 화면이 보다 밀착됐고, 접었을 때 두께는 이전 모델보다 각 1~2㎜씩 얇아졌다. 접고 펴 보니 화면에 주름이 거의 생기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접히는 부분에 외부 충격이 가해져도 분산시킬 수 있게끔 설계를 개선해 내구성도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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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드6 무게는 전작보다 14g 줄어든 239g으로, 갤럭시S24울트라(232g)와 비슷하다. 플립6의 무게는 이전 모델과 동일하되, 각종 AI 기능 사용에 부족함이 없도록 배터리 용량(3700mAh→4000mAh)과 광각 카메라 화소(1200만→5000만), 내장메모리(RAM) 용량(8GB→12GB)을 개선했다.

갤럭시 AI는 좀 더 개방됐다. 통화할 때 양방향 통역을 해주는 ‘실시간 통역’을 기존 전화뿐 아니라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을 포함, 라인·페이스북·왓츠앱·텔레그램·인스타그램 등 9개 앱의 음성통화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화면 속 궁금한 부분에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쳐서 검색할 수 있는 구글 기반의 ‘서클 투 서치’는 방정식에 동그라미를 치면 문제의 풀이과정과 답을 보여주는 데까지 진화했다.

갤럭시 Z 폴드6는 256GB, 512GB, 1TB 모델로 출시되며 국내 가격은 각 222만 9700원, 238만 8100원, 270만 4900원이다. 갤럭시 Z 플립6 256GB과 512GB 모델의 가격은 각 148만 5000원과 164만 3400원이다. 오는 24일부터 전 세계에 순차 출시하며, 12~18일에 국내 사전 판매를 진행한다.

파리(프랑스)=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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