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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행정부가 멕시코를 거쳐 수입되는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산 철강 관세를 3배 이상하기로 한데 이어 중국산 제품의 ‘우회수출’로까지 차단한 것이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철강 노조의 입김이 강한 펜실베니아 등 러스트벨트(Rust Belt·제조업 쇠퇴 지역)의 표심을 의식해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멕시코를 거쳐 수입되는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는 추가 관세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이 자국 철강을 멕시코에 판매한 뒤 이를 무관세로 미국 재수출하는 우회 수출을 겨냥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같은 조치의 근거로 국가 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는 특정 수입품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를 규정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제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철강 중 북미(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제강되는 경우에만 면세하고, 나머지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이란, 러시아 등 미국이 아닌 국가에서 1차 제련된 멕시코산 알루미늄에도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원산지를 확인하기 위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멕시코 정부와 함께 원산지를 철저하게 확인할 방침이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멕시코를 통해 미국 시장에 들어오는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은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 같은 주에서 일하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준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미래에도 우리 경제의 중추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수입된 철강은 380만 톤에 이른다. 이중 약 13%가 북미 밖에서 제조됐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들여온 알루미늄은 10만5,000톤 정도였는데, 역시 그 중 6% 가량이 멕시코 밖에서 제련 및 주조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5월 미국에 직접 수입되는 중국산 철강의 관세를 3배 인상했으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최대 100%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중국산 뿐 아니라 멕시코에서 유입되는 모든 철강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도 일부 철강 제품을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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