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중증수술 수가 강화… 성과 기반 보상
'의료분쟁 조정제도 모니터링' 별도 기구 설치·운영
"의료현장 목소리 반영된 과감한 추진방안 구체화 기대"
노연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peaceful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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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진료체계 확립을 위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정부는 ▲진료 ▲진료협력 ▲인프라 ▲인력 ▲전공의 수련 5개 분야에 걸쳐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환한다는 복안이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은 3년간 시범사업을 거쳐 제도화할 계획으로, 9월부터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든 상급종합병원은 참여가 가능하며, 권역 내 진료협력병원을 지정하여 신청해야 하고, '5대 혁신 이행 계획서'를 수립·제출해야 한다. 5대 혁신 이행 계획서는 병원 여건에 맞게 수립하면서 중증환자 등 상급종합병원 적합질환 환자 비중 상향 목표·이행 계획, 일반병상 감축 계획 등은 필수적으로 포함토록 할 계획이다.
우선 중증·응급·희귀질환에 집중하는 진료체계를 확립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중등증 이하 진료 감축을 통해 중증?응급 및 희귀질환과, 심뇌, 외상, 고위험분만, 중증 소아 등 필수의료에 집중하여 중증·응급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거나, 치료가 시급한 중증 환자가 장기간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시범사업 참여기관에 대해서는 중환자실 수가, 중증 수술 수가 등 중증 중심으로 보상을 대폭 강화한다. 상급종합병원이 본래 기능에 적합한 진료에 집중할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성과 기반 보상체계도 도입한다.
진료협력 분야에 있어선 진료협력병원과의 강력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권역 내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이 지역 병·의원과 협력하여 환자 중증도에 맞춰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형식적 진료의뢰 제도를 개편하여, 상세한 의사 소견과 진료기록이 첨부된 전문적 진료의뢰(진료협력시스템 사용)를 강화한다. 중등증 이하 환자는 진료협력 병원으로 회송하고, 필요시 상급종합병원을 대기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강화된 진료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EMR 연계, 진료 정보교류 등 정보 연계와 진료협력센터 등 협력 인프라 강화를 통해 상급종합병원과 진료 협력병원 간 환자등록 관리를 통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진료 협력을 강화한다.
의료 질 제고를 위해 일반 병상은 축소하고 중환자 병상은 확대한다. 시범사업 참여 상급종합병원은 지역 병상 수급 현황과 현행 병상 수, 중증환자 진료실적 등을 고려해 병원별로 시범사업 기간 내(3년) 일반병상의 5%~15%를 감축하도록 할 계획이다. 더불어 병상당 전문의 기준 신설도 검토하는 등 병상 관리 강화 방안도 검토한다.
인력 구조도 전공의의 과중한 근로에 의존하지 않고 전문의 등 숙련된 인력 중심으로 바꾼다. 중증 환자 치료역량 제고를 위해 의사와 간호사에 대한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전문의와 진료 지원 간호사 팀 진료 등 업무를 재설계하여 전문의 등 숙련된 인력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전공의 진료비중은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전공의 수련환경도 개선한다.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주당 근무시간은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연속근무 최대 시간은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근로 시간 단축을 단계적으로 이행한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전공의 연속근무 시범사업에 참여토록 하고, 추가적인 근무 시간 단축은 시범사업 결과 등을 검토하여 추가방안을 마련한다. 전공의 업무 범위 명확화 등도 이뤄진다.
또한 밀도 있는 수련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지도 전문의를 확충하고, 병원 차원의 체계적 수련프로그램을 설계토록 한다. 전공의가 상급종합병원 진료뿐 아니라 지역의료와 전문진료, 일차의료 등 다양한 경험을 체계적으로 쌓을 수 있는 네트워크 수련도 도입한다
국가 차원의 지원도 확대한다. 올해 중으로 전공의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수련비용 지원 등 국가 재정지원을 강화하며, 현행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평가기능을 강화하면서 우수한 수련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인증하는 체계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에 대해서는 지속가능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수준으로 보상할 예정이다.
우선 중증 중심의 보상을 강화하고, 입원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중환자실 수가와 입원료를 획기적으로 높인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과 권역 또는 지역응급의료센터 기능을 하는 진료협력병원에는 응급진료 기능 강화를 위한 당직 등 대기비용을 건강보험으로 보상한다. 병원에서 당직이 필요한 인원 등 계획을 제출하면 소요를 파악해 병원에 보상하고, 병원에서는 총량의 범위에서 지급하도록 하며, 지급실적은 주기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시스템 활용 등 상급종합병원-진료협력병원 간 내실 있는 환자 의뢰·회송에 대해서는 의뢰회송 수가를 인상하고, 진료협력센터 운영 등에 드는 비용을 고려해 진료협력 지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상급종합병원이 적합한 진료 위주로 운영할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중증진료 실적 등 성과를 평가하여 보상하는 기관 단위 인센티브를 적용한다.
시범사업 거쳐 제6기 상급종합병원이 지정되는 2027년부터는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등과 연계될 수 있도록 단계적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먼저 현행 상급종합병원 명칭은 서열을 암시하고, 전달체계상 최종 치료 역할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문제 등을 고려해 명칭 개편을 검토한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 상급종합병원이 기능에 적합한 중증진료를 더 많이 볼수록 유리하도록 전체 환자 중 고난도의 전문진료질병군 비율 하한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한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이 되는 환자 분류 기준에 질병 자체의 특성뿐만 아니라 환자 상태와 난이도 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재분류도 추진한다. 수행해야 할 필수의료 진료기능을 중증응급과 심장, 뇌, 중증외상, 고위험분만, 중증소아 등으로 세부적으로 구분해 정립하고 각 기능의 수행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기전도 마련한다.
마지막으로 의료기관 기능별 적합질환군과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환자 건강개선 성과와 진료비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진료 효과성 지표를 마련해 진료 효율성을 제고한다. 권역 내 필수의료 환자에 대한 책임과 역할 수행을 평가하는 지표도 신설한다.
이러한 개편된 평가체계를 바탕으로, 상급종합병원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던 종별가산은 폐지하고, 적합질환군 진료비중, 환자진료 성과, 효율적진료, 지역친화도 등 의료기관의 기능·성과를 고려하는 가산으로 전환한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방은 이달 중 의견수렴을 하여 8월 말 제6차 특위에서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9월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심의를 거쳐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혁신적 의료 공급?이용체계'는 제6차 특위에서 수립 방향을 발표하고, 올해 하반기 중 특위 제2차 개혁방안으로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peaceful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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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조정제도 혁신 검토= 의료개혁 특위 산하 '의료사고 안전망 전문위원회'는 이날 ▲의료사고 예방 및 소통 활성화 ▲감정·조정 시스템 개선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고, 전문위 검토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의료분쟁 조정제도 혁신 방향'을 검토했다.
우선 의료진 또는 의료기관과의 소통을 통한 갈등 증폭 방지가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관련 개선책을 논의했다. 법에 규정된 '의료사고 예방위원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병원장이 당연직 위원장을 맡아 기관 책임을 강화하고, 진료과별 안전관리자를 선임해 의료사고 예방·감시 기능을 내실화하며, 위원회 활동 실적 등을 분쟁조정 절차에서 참작하는 개선안을 검토했다.
또한 사망 등 중대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환자-의료인 간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외사례를 참고하여 사고 경위 설명, 위로·유감 표시 등 제도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조정절차 전반에 걸쳐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혁신방안도 검토됐다. 감정부 구성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무작위 배정 방식을 채택하고 감정의 방향과 결론을 좌우할 수 있는 감정 쟁점 선정 시에도 환자·소비자, 법조 등 의료인이 아닌 감정위원이 질의 등을 통해 쟁점을 우선 선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소송 등 조정 이후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근거로 활용되는 감정서에도 당사자가 제기한 쟁점을 충실히 반영하고, 감정부 논의 시 소수의견 기재 절차 등을 명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가칭)'환자 대변인제' 신설도 논의됐다. 의학적 정보와 지식이 부족한 환자가 분쟁조정 절차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사고의 실체와 쟁점 등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의료사고 초기부터 전문 상담을 수행하고 감정 쟁점 선정 등을 조력하는 방안이다.
감정의 의학적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사망과 중상해 등 감정 난도가 높고 복잡한 사건은 의료인 감정위원을 현재 2인에서 3~4인까지 확대하여 교차·복수 검증이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의료사고의 복잡성, 전문성 등을 고려하여 감정위원단 풀도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충실하고 수용성 높은 조정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 한 차례에 그치는 조정 협의를 한 차례 더 확대한다. 또한 환자와 의료인(의료기관)이 감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신청에 따라 재감정 및 추가·보완 감정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불복 절차를 신설할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아울러 의료분쟁 조정제도 운영 모니터링 및 제도개선을 제안할 별도 기구를 설치·운영하고 감정 및 조정 결과 등을 국민, 환자, 의료기관 등에 공개하는 것에도 의견이 모였다.
오늘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사고 안전망 전문위원회는 '의료분쟁 조정제도 혁신방안'을 구체화하고 각계 의견수렴을 거친 후 8월 말 제6차 특위에 관련 입법계획을 함께 보고할 예정이다.
지난 4월26일 서울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내원객이 앉아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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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투자 강화 추진현황 및 계획= 필수의료 투자 강화 추진현황과 계획도 점검됐다. 정부는 필수의료에 2028년까지 '10조원 + α'를 투자하기로 했다. 공급부족 대응 분야에 5조원, 수요감소 대응 분야에 3조원, 진료연계협력 분야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5?3?2' 투자계획을 수립해 현재까지 1조2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한 후 이행하고 있다.
우선 공급이 부족한 중증·응급환자 및 고난도 질환 보상을 대폭 늘린다. 중증응급환자 응급실 내원 24시간 내 수술 등에 대한 가산이 확대된다. 평일·주간은 100%, 야간·공휴일의 경우 150~20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분만 인프라 유지 및 중증소아 수가도 강화한다.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료가 52만원에서 78만원으로 대폭 인상된다. 6세 미만 심야진료 가산도 100%에서 200%로 인상된다.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 및 환자에 대한 진료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됐다.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통해 지역 네트워크 당 연간 2억원을 지급한다. '소아전문관리료'도 신설한다.
앞으로 특위에서는 필수의료 투자 우선순위 및 투자 원칙을 정립하면서 상대가치와 환산지수 등 현재의 행위 중심 수가를 근본적으로 개편한다. 가치기반 중심의 대안형 지불제도 도입 등 보상과 관련된 개혁방안 논의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노연홍 특위 위원장은 "정부가 전공의 복귀 대책을 발표한 만큼, 이제는 국민과 의료현장이 바라는 의료개혁 논의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며 "이에 따라 의료개혁 특위도 근본적 구조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여, 구체적 개혁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 논의한 지속 가능한 진료체계 확립을 위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의료분쟁 조정제도 혁신은 의료계도 중요성을 공감하는 핵심 개혁과제인만큼,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과감한 추진방안이 구체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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