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항모전단, 올 처음 제1도련선 너머 훈련 나서…美 주도 림팩 훈련에 '맞불'
中매체 "美 주도 림팩, 노골적 中 겨냥…중러 함대, 동·남태평양 진출 가능성도"
중국인민해방군 항공모함 산둥함 |
(하노이·베이징=연합뉴스) 박진형 정성조 특파원 = 미국 등 서방 진영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RIMPAC·림팩)을 통해 러시아·중국 견제 메시지를 발신하는 가운데, 중러 양국은 서태평양 해상 합동 순찰로 밀착 관계를 과시했다.
11일 중국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군 제2호 항공모함 산둥함 전단은 지난 9일 '제4차 중러 아시아·태평양 합동 해상 순찰'이 진행 중인 서태평양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국 해군은 2021년 협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합동 해상순찰을 시작했으며, 올해가 네 번째다.
앞서 러시아 타스통신은 지난 4일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호위함 소베르센니함과 중국 052D형 구축함 인촨함, 054A형 호위함 헝수이함, 종합보급함 웨이산후함 등이 중러 합동 해상 순찰을 시작한다고 전한 바 있다.
여기에 중국 산둥함과 055형 구축함 옌안함, 052D형 구축함 구이린함, 054A형 호위함 윈청함 등 남부전구 '산둥함 전단'이 추가된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본 방위성을 인용해 055형 구축함 라싸함과 903A형 종합보급함 커커시리후함, 052D형 구축함 카이펑함, 054A형 호위함 옌타이함이 이달 1일 동중국해에서 대한해협을 거쳐 서태평양에 진입했고, 4∼5일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전단이 동중국해에서 오스미해협을 거쳐 서태평양으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또 산둥함 전단에 대해선 "중국 항모 전단은 6월 필리핀 인근 남중국해에서 항해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며 "분석가들은 산둥함이 남중국해에서 바시해협을 거쳐 대만 남쪽으로 간 뒤 서태평양 필리핀해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해군연구소(USNI)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항모 전단이 남중국해 외부에 배치된 것은 지난해 10월, 11월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산둥함이 올해 처음으로 제1도련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 너머 훈련에 나섰다"며 "관측통들은 항모가 훈련 강도와 전술 연습, 도달 위치 등에서 새 돌파구를 마련할지 기대한다"고 썼다.
중국 국방부는 이번 순찰과 산둥함 전단의 서태평양 기동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해군 활동이 미국 주도 림팩 훈련과 시기적으로 맞물린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긴장이 높아지고 있고, 미국 주도 '림팩 2024' 훈련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상황"이라며 "중국 해군 활동은 어느 타국을 겨냥하지 않았으나 전투 능력 향상과 안보 불안정 요인 억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인 장쥔서는 "산둥함 전단과 중러 합동 전단이 서태평양에서 모의 대결 훈련이나 합동 방어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동중국해나 서태평양, 북태평양 같은 전통적인 영역에 더해 (중러) 그룹이 동태평양과 남태평양 같은 더 먼 지역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국제법과 관행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과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 등에 따르면 중러 해군은 대잠·대공 훈련과 수색·구조 연습을 실시했다.
특히 필리핀해에서는 '수상한 선박'을 검사하면서 시나리오에 따라 공동 대응하는 훈련을 벌였다고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밝혔다.
이 수상한 선박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최근 중국이 필리핀을 겨냥해 남중국해에 진입하는 외국인과 외국 선박을 구금하겠다고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러 해군이 남중국해를 넘어 서태평양 필리핀해로 진출하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대립하는 필리핀은 군함을 보내 순찰에 나서는 등 대응에 착수했다.
필리핀군 공보관 적시스 트리니다드 대령은 "그들이 공해상에서 하는 행동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필리핀 주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이 상황을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해군은 미사일 호위함 BRP 호세 리잘함을 필리핀 북부 루손섬 동쪽의 필리핀해 해상으로 보내 순찰에 나섰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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