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서 추가로 공개사퇴요구…바이든 캠프 일각도 '바이든 불가론' 감지
바이든·핵심 측근은 완주 고수…"트럼프에 집중해 단결해야 승리 가능"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고령 리스크에 휩싸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완주 방침에도 불구하고 '우군'들의 후보직 사퇴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민주당이 11일(현지시간) 하원의원 전체의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유세와 무(無)편집 언론인터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주재 등을 통해 당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공개 행보에 나섰지만 당내에서는 후보 교체 없이는 대선에 필패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재점화된 후보사퇴론의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과 만나 당 소속 213명 하원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당 대선 후보로 남아있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모든 의원과 대화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모든 사람의 목소리가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분명히 하기 위한 프로세스"라고 밝혔다고 NBC 등이 보도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의견 수렴 이후의 절차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논의를 끝내기를 희망하며 그 뒤에 지도부를 소집해 다음 단계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
앞서 민주당은 지난 8일 상원 및 하원에서 각각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회의를 개최했으나 총의를 모으는 데 실패했다.
특히 당시에는 회의 앞뒤로 상·하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개 의견이 대거 나오면서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첫 TV토론 이후 계속된 사퇴론 관련 내홍이 일단 봉합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우군이자 하원 내에서 영향력이 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속 천명돼온 완주 의지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사실상 촉구하고, 주요 선거자금 기부자인 배우 조지 클루니도 사퇴 요구에 동참하면서 분위기가 다시 크게 반전됐다.
하원에서 이날 오전까지 모두 10명의 의원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브래드 슈나이더 의원(일리오니)도 동참했다.
또 전날 오후에는 상원에서도 첫 사퇴 요구가 나왔으며 적지 않은 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력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 측 보좌관 및 고문 등이 내부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하도록 설득하는 방안에 대한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뉴욕타임스(NYT) 등 일부 언론에서 나왔다.
특히 바이든 대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유력한 대타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대결할 경우 경쟁력이 있는지를 조사했다고 NYT는 전하기도 했다.
NBC는 바이든 대선캠프 인사 등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완주 방침을 재고해야 한다는 당내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바이든 캠프 인사는 NBC에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해야 한다"면서 "그는 이 상황에서 결코 회복될 수 없다"고 말했다.
첫 TV토론서 격돌하는 바이든과 트럼프 |
그러나 바이든 대선 캠프는 이런 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여전히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최적의 후보로 믿고 있으며 완주 의지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여론조사와 같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대결을 벌이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는 것도 바이든 대통령이 자기 경쟁력을 믿는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론 클라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한 팟캐스트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대신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과 관련, 1968년 대선 때 당시 현직 린든 존슨 대통령 대신 휴버트 험프리 부통령이 출마했다 대패한 것을 거론하면서 "당시 민주당 대타가 백악관을 차지한 게 아니라 (공화당) 리처드 닉슨이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선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의장 및 줄리 차베스 선거대책위원장도 내부 문건을 통해 일각의 후보직 사퇴 요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만 도움이 된다면서 단결을 재차 요구했다.
이들은 문건에서 "트럼프를 돕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마가(MAGA·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구호) 극단주의가 무대에 오르는 공화당 전당 대회 때 민주당의 후보 지명 프로세스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전(全) 당이 단결해 앞으로 나가야만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바이든 측 마이크 도닐런 선임고문 등과 함께 상원 의원들과도 만나 사퇴론 진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매기 해선 상원의원(뉴햄프셔)은 "상당히 강력한 프레젠테이션을 받았다"면서 "모임은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는 것의 중요성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전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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