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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축구 역사상 가장 좋은 선수들인데, 그게 미안”…박지성, 선배들 무능 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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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전 축구선수 박지성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행사 ‘MMCA: 주니어 풋살’에서 미래세대 토크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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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미안하다”

박지성이 후배들에게 사과했다.

박지성은 지난 12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해설과 축구 강좌를 결합한 기획 프로그램 ‘MMCA 플레이’를 마친 뒤 최근 감독 선임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1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박지성은 이날 “누군가 결단을 빨리 내야 한다. 이대로라면 한국 축구 유소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은 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축구협회의 무너진 체계를 바로 세울 것이란 기대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5개월 전이 마지막이었다”며 “축구협회가 전력강화위원회를 만들고 행정적인 절차를 밟는다고 했을 때 팬들은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고 팬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일 대한민국 A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임기는 2027년 1월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2년 6개월이다. 감독 자리는 5개월 만에 주인을 찾았지만, 한국 축구를 걱정하는 팬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줄곧 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겠다고 줄곧 입장을 밝혀온 홍명보 감독도 비판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최근 사태와 관련해 박지성은 “첫 번째 드는 감정은 슬픔”이라며 “우리가 이거밖에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아쉬움이 크다. 축구인으로서 슬픈 상황.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고 심경을 드러났다.

그러면서 이번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을 비판했다. 박지성은 “가장 슬픈 것은 뭐하나 확실한 답이 없다는 것이다. 변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이러한 답을 받았다는 것이 참담하다”면서 “나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협회에서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내부자가 아니라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절차대로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약속 자체가 무너졌다”면서 “지금은 사실을 말해도 받아들일 사람이 많지 않다”고 직격했다.

축구계 선배 홍명보 감독을 향해 아쉬움도 나타냈다. 박지성은 “과연 감독을 선임한 뒤 이런 상황이 나온 적 있었나 싶을 정도”라며 “솔직히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대표팀의 위기가 아니다. 한국 축구의 근간이 흔들렸을 때 진짜 위기다. 지금은 그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그 부분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지성은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 것은 확실하다. 누군가는 결단을 내려야 하고, 그 해결책을 빨리 내야 한다. 이대로라면 대표팀뿐 아니라 한국 축구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면서 “그렇게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으면 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은 체계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다. 기대감은 5개월 전이 마지막이었다”면서도 “결국 그렇지 못했다. 모든 것을 새로 다시 하나부터 쌓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명보 감독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박지성은 “새 감독이 왔을 때 기대감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시작한 감독은 처음”이라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이번 사안은 결과가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나마 좋은 환경에서 후배들이 실력을 뽐낼 수 있게 해야 했는데. 한국 축구 역사에서 가장 좋은 선수로 구성된 이 시기에 그걸 뒷받침할 수 없다는 것이 축구인들뿐 아니라 팬들도 아쉬울 것”이라며 축구계 후배들에게도 미안함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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