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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총알 스친 트럼프 승기잡고 '기세등등'…벼랑 끝 바이든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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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유세중 총격 ◆

매일경제

지지자 환호 속 이동 13일 오후 6시께(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대 남성 총격범에게 피습당한 이후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연단을 벗어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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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이자 유력 대통령 후보에 대한 암살 미수라는 초유의 테러 사건이 발생하면서 불과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 정국에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목숨을 가까스로 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겐 이번 사건이 정치적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치 테러가 발생하면 통상 해당 정치인의 지지층이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총격 테러 중에도 주먹을 쥐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체력과 인지력 저하 논란이 일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교차되면서 확연한 차별점을 부각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총격을 받고 귀에 총알이 관통해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뉴스위크는 이날 "트럼프가 들어 올린 주먹은 억압이나 권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자 승리의 표시가 됐다"면서 "한 사진 기자가 배경에 성조기가 걸린 순간을 포착했고 사진은 소셜미디어로 번졌다"고 전했다.

더글러스 브링클리 라이스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인의 정신 속에는 압박 가운데서도 강인함과 용기를 보이는 것을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이후 주먹을 높이 치켜든 장면은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 역시 총격 사건으로 대선에서 완전한 승기를 잡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데릭 밴 오든 공화당 하원의원은 폴리티코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피격에서 살아남았다"며 "이제 그가 선거에서 이겼다"고 말했다. 팀 버쳇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번 사건은 지지층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중에 주먹을 들고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Fight. Fight. Fight)'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오는 11월 선거에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른바 샤이 트럼프 지지자들도 대거 투표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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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 장악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대선 후보로 확정됐지만,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비롯한 일부 인사들은 그의 지지 표명에 미온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피격 사건으로 공화당 내부 세력 다툼은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흘러나온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거듭된 말실수로 대선 후보 적격 논란을 키우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디트로이트 유세에 앞서 미시간주 노스빌에서 유권자들과 만나 삼성의 대미 투자 장소를 잘못 말하는 실수를 했다.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는 기회로 여겼지만 연이은 말실수로 구설에만 올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적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이름으로 잘못 불렀을 정도다.

지지율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면 민주당 내에서 불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요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총격 사건이 일어난 분위기를 대선 내내 끌고 갈 경우 민주당 입장에서는 대선 국면 전환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완주 의지가 확고하다. 전날에도 그는 경합주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나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 지명자이자 민주당, 공화당을 통틀어 트럼프를 이긴 유일한 사람"이라며 "다시 한번 그를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우위를 차지했지만, 지지율에서는 압도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은 극단 세력의 폭력적 행동을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동정심을 얻는 계기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장 의회에서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청문회를 개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비밀경호국에 브리핑을 요청했고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격 사건을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의도한 것 아니냐는 과격한 주장까지 나온다. J D 밴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바이든 선거 운동의 핵심 전제는 트럼프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하는 권위주의적 파시스트라는 것"이라며 "이러한 수사가 트럼프 암살 기도로 직결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미국 대법원으로부터 재임 시 공적 활동에 대한 면책을 인정받고, '성 추문 입막음 사건' 판결이 연기되는 등 대선 완주의 걸림돌이었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는 국면이다.

시장은 사법 리스크 완화, 암살 미수 소식과 더불어 곧 이어질 공화당 전당대회 효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예측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 따르면 이번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60%에서 70%까지 크게 올라갔다. 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도 상승세를 그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화폐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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