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캠페인 어려워…광고 줄줄이 취소
사퇴 촉구 행렬은 당분간 조용
"피격 트럼프 광고 효과"…머스크·애크먼 지지
14일(현지시간) CNN은 바이든 대통령과 선거 캠프가 민감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이후 미국인들에게 단합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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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당하면서 그간 유세 방향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날 피격 사건 발생 이후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캠페인도 중단했다. 용의자의 정치적 견해가 범행 동기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전처럼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치기는 어려워진 탓이다. 민주당의 한 고위 고문은 CNN에 "가장 큰 문제는 그(트럼프 전 대통령)를 상대로 캠페인을 벌이거나 공격하는 것"이라며 이번 주에 그럴 수 있겠냐고 물음을 던졌다.
바이든 캠프는 피격 사건 발생 수 시간 뒤 TV 광고를 내리고 홍보를 중지했다. 15일 스케줄도 취소했다. 전략도 바꿨다. 이전에는 ‘중범죄자’라는 말도 서슴지 않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센 언사로 비난했다면, 피격 이후엔 공격을 멈추고 단결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날 내려간 광고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평결을 받은 성추행 입막음 돈 사건 관련 광고가 포함돼 있다.
익명을 요청한 바이든 선거캠프 관계자는 향후 며칠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하기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캠퍼스 시위로 발생한 무질서 등을 비판하기로 했다고 주요 외신에 전했다. 그간 정치적 폭력을 비난해 온 바이든 대통령의 이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또 공화당 일각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해 용의자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선거 운동을 언제 재개할지다. 바이든 캠프 관계자는 CNN에 더 복잡한 문제는 아직 대선까지 114일이 남았는데, 언제 어떻게 선거 광고를 재개할 것인지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촉구 목소리는 줄어들 전망이다. 대선 정국에서 고령 논란에 대한 초점이 피격 사건으로 옮아갔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피격사태에 대해 폭력을 규탄하고 통합을 촉구하는 대국민 연설에 나서며 TV 토론 지우기에 나섰다. 다만 고령 논란에 대한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피격 사건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 이후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바이든 대통령에게 잠시 휴식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또 한 민주당 기부자는 블룸버그에 이전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믿었지만, 이젠 혼란을 조장하지 않고선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오르는 점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헤지펀드 거물 빌 애크먼이 공개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전에는 공식적으로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다. 특히 대선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매튜 월슨 서던 메소디스트대 정치학과 교수는 "얼굴에 피가 묻고 주먹을 치켜든 도전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미지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어떤 것보다 더 나은 광고"라고 평가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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